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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393억어치 中부품 긴급통관…멈췄던 완성차 공장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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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11일 현대차 울산공장 2공장 앞으로 납품 차량들이 드나들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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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어링 하니스(차량 배선 뭉치) 수급이 호전되며, 국내 완성차업체 공장 가동률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14일 기준 울산 1~4공장과 아산공장이 가동 중이며, 17일부터 울산 5공장도 재가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단 트럭·버스를 생산하는 전주공장은 오는 21일부터 라인별로 재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쌍용차도 와이어링 하니스 등 부품 공급이 재개돼 지난주부터 라인이 가동 중이며, 르노삼성은 17일부터 재가동한다.

완성차 업체의 재가동은 중국에 나가 있는 부품 업체의 발 빠른 움직임이 한몫했다. 지난주 유라코퍼레이션·경신 등 주요 와이어링 하니스 업체의 중국 공장 출근율은 50~60%를 유지했다. 공장 인근에 사는 '내지인'의 경우는 80~90% 출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지인'의 경우 아직도 도시 간 이동이 쉽지 않아 공장 정상화까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내지인 위주로 주말 특근을 하는 등 공장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유라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주말 특근을 한 오늘(16일)도 출근율이 62%"라며 "내일부터는 70%가량 출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생산량으로 치면 신종코로나 감염증(코로나 19) 이전의 50% 선을 복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 등 정부도 통관 절차 등을 간소화하며 힘을 보탰다. 관세청과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와이어링하니스 공급 부족으로 완성차 공장이 셧다운(가동중단)에 들어간 이달 초부터 14일까지 관세청은 모두 582건의 와이어링 하니스 수입 건을 신속통관 처리했다. 이 기간 관세청은 1813t, 3323만 달러(약 393억원) 어치의 와이어링 하니스를 긴급통과조치(수입통관사무처리 고시 제33조 제1항)에 따라 통상적 검사 등을 건너뛰고 최우선으로 처리했다.

중국 공장의 빠른 재가동을 위해 한국 업체가 중국으로 보낸 마스크 수출 절차도 신속하게 이뤄졌다. 한 부품업체는 중국 공장에 보낼 보건용 마스크 1만2000장을 구해 수출 신고를 했고, 관세청은 이를 코로나 19 피해 건으로 판단해 추가 서류심사와 검사를 생략하고 곧바로 수출 통관을 승인했다.

소재부품 종합정보망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자동차·항공기 등에 쓰이는 부품인 와이어링(배선장치)의 경우 중국산 수입 의존도가 87%에 달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입선 다변화가 필요하지만, 이미 와이어링 하니스 업체는 중국·국내 공장에서 유휴 설비가 생길 만큼 오퍼 캐파(설비 과잉) 상황"이라며 "중국 외 다른 곳에 설비 투자를 늘리면 수익성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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