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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에르도안 “터키 군인 또 죽으면 전면전 불사”…터키·시리아 갈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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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반군의 저항 거점인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 주(州) 일대에서 시리아 반군을 돕는 터키와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터키와 러시아 관계까지 흔들리는 모양새다.

조선일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 시각) 수도 앙카라의 의회에서 열린 집권 정의개발당(AKP)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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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AP 통신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전날 시리아군의 연이은 공격에 대해 "만약 또다른 터키 병사가 죽거나 다치면 시리아 어디에서든 군사적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말해 ‘전면전 불사’ 의지를 내비쳤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리아군에 이들리브에서 기존에 합의했던 휴전선으로 2월 말까지 후퇴할 것을 요구해왔다.

전날인 12일 에르도안 대통령은 의회에서 열린 집권 정의개발당(AKP) 행사에서 "지금부터 이들리브의 감시 초소나 다른 곳에 있는 우리 병사가 공격받을 경우 휴전 합의에 개의치 않고 주저 없이 보복할 것"이라며 정부군을 지원해온 러시아와 이란에 대해서도 "휴전 합의는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군을 돕는 터키는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와 지난 2018년 9월 휴전에 합의, 이들리브에 양측의 휴전 준수 여부를 감시하기 위한 초소 12곳을 설치했다. 그러나 지난해 초 시리아군과 러시아군은 공격을 재개해 반군을 터키 국경쪽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시리아 정부는 이러한 경고에 대해 "현실 감각이 없다"고 비판했다. 시리아 국영 SANA 통신은 12일 외교부 소식통을 인용해 "터키 정부 수장의 발언은 현실과 동떨어진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시리아군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한 것은 오직 무지함을 드러냈을 뿐"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3일과 10일 러시아를 등에 업은 시리아군은 포위하고 있던 터키군 감시 초소를 포격, 이 공격으로 터키군 병사 12명이 사망했다. 이에 즉각 보복에 나선 터키군은 목표물 200여개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터키와 러시아는 이들리브 사태 해결을 위해 최근 2차례 회담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다만 에르도안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2일 전화통화를 하고 악화되고 있는 이들리브 지역의 상황과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 논의했다고 러시아 크렘린궁이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모두 터키와 러시아 간 합의가 전면적으로 이행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전해졌다. 터키정부는 시리아 사태 등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러시아에 대표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터키·러시아 관계 전문가인 에르 센 마마라대학 교수는 "이들리브의 새로운 협정에 합의하기 전에 양측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려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터키는 2015년과 같이 러시아와 새로운 위기를 촉발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정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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