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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하이퍼 캐주얼 게임시장 포화..대안이었던 방치형RPG도 이젠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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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런칭만 하면 그래도 하루에 2~300건 정도 다운로드가 됐었어요. 하지만 이젠 마케팅을 안하면 20건도 다운로드가 안나와요.. 그런데 마케팅 비용까지 엄청 올랐어요. 진퇴양난이죠.."

최근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위치한 글로벌 허브센터의 지원을 받는 한 인디 게임사 대표는 국내는 말할 것도 없고 글로벌 지역도 서비스 환경이 더욱 척박해졌다며 불안을 호소했다. 이 개발사 대표는 하이퍼 캐주얼 장르는 물론이요 방치형RPG 마저도 경쟁이 심화됐다면서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인디 게임사들의 발걸음이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게임을 잘 만들어도 서비스 시에 마케팅을 병행하지 않으면 아예 게임이 노출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인디 게임사들도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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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구글이나 애플의 오픈마켓 로직상 적어도 출시 며칠 내에 5천 건 이상은 달성해야 비슷한 장르의 관련 게임에 노출될텐데, 그럴려면 다양한 광고 및 마케팅이 필수다. 없는 돈을 짜내어 마케팅을 해봐도 좀처럼 게이머들이 유입이 안되고, 들어왔더라도 한층 까다로워진 게이머들로 인해 리텐션을 맞추기도 어렵다.

결국 퍼블리셔나 투자자를 찾아야 하는데, 시장에는 이렇게 마케팅 비를 태워줄 퍼블리셔가 씨가 말랐다. 엔씨, 넥슨, 넷마블 등 대기업들도 퍼블리싱에 손을 뗐고, 모비릭스 등 몇 군데에서는 자기 취향에 맞는 몇몇 게임만 담당해도 빠듯하다며 퇴짜놓기 일쑤다.

혹시나 모처럼 퍼블리싱 연락이 와도 MG 조차 없고, 마케팅비도 5대5나 그 이상으로 개발사가 부담하는 쪽으로 가자는 불합리한 형태의 요구 조건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인디 게임사는 "개발사들이 마케팅의 중요성을 실감하는 가운데, 구글이나 애플이 큰회사 위주로 픽업을 진행하다보니 작은 개발사들이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구조가 됐다."고 귀띔했다.

하물며 투자는 과거에 굉장한 성공작 포트폴리오를 갖춘 몇몇 게임에만 몰릴뿐 이제는 시장에서 아예 논의 대상이 아니다. 국내 모태펀드에서도 게임 취급을 진행하는 곳은 아주 소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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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시장이 이렇게 어려워도 인디 게임사 자력으로 어떻게든 해결을 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는데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바로 경쟁작이 너무 늘어났다는 점이다.

인디 게임사들의 경우 빠르게 개발하고 출시해야하기 때문에 쉽고 간단한 하이퍼 캐주얼 장르와 광고 게임을 고민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너도 나도 진입장벽이 약한 이 시장에 진출하려다보니 차별화도 안되고 다함께 노출도 안되는 것이다.

일례로 벽돌깨기를 벤치마킹해서 개발한 모 인디 게임사 대표는 "과거에는 벽돌깨기로 검색하면 경쟁 게임이 7개 정도였지만 이제는 20개가 넘는다.'며 암울한 현실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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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보니 뒤늦게나마 하이퍼 캐주얼 장르를 버리고 인디 게임사들이 대안으로 찾는 부분이 있다. 바로 방치형RPG 분야다. 그나마 마케팅없이 다운로드가 많이 발생하고 또 열성 게이머들이 비교적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장 또한 쉽지 않다. 너도 나도 방치형RPG를 개발하다보니 점점 방치형RPG도 규모가 커지고 고퀄리티화되고 있다. 웬만한 메이저 게임 개발비를 생각해야할만큼 방치형RPG가 고퀄리티화 되어 가면서 인디 게임사들의 한숨도 깊어지는 중이다.

거기에 인디 게임사들의 터전이었던 방치형RPG 시장에 중견기업들도 불쑥 고개를 들이밀고 있다. 인디 게임사 '노바코어'를 인수하면서 방치형RPG 장르를 두드린 컴투스는 '드래곤 스카이' 등의 게임으로 방치형 장르에 터줏대감이 됐으며, 네오위즈 또한 '위드 히어로즈'를, 그라비티도 '으라차차 돌격 라그나로크' 등을 내면서 방치형 RPG 시장 장악에 한 몫 거든 상태다.

결국 인디 게임사들이 기댈 곳은 몇몇 지원기관 뿐이다. 확정성이 있진 않지만, 그래도 지원받으면 생명의 끈을 연장할 수 있고, 운좋을 경우 게임을 괘도에 올려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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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올해도 중소기업청, SBA(서울산업진흥원), 한콘진(한국콘텐츠진흥원) 등이 지원책을 내놓고 있으며, 올해 한콘진 설명회의 경우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2천여 명이 몰리는 등 게임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같은 현실에 한 인디 게임사 대표는 "지난해 중소기업청에서 구글과 손잡고 진행한 창구 프로그램이 인디 게임사들을 파격적인 돕는, 신의 한수 격인 지원책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올해도 더욱 다채롭고 현실적인 지원으로 인디 게임사들의 숨통을 열어주는 부분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바램을 말했다.

글 / 게임동아 조학동 기자 <igelau@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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