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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오뚝이 박희영 4차 연장 혈투 끝 유소연 최혜진 제치고 통산 3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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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LPGA 한다 빅 오픈 연장우승 박희영. 사진제공 | 호주골프협회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오뚝이’ 박희영(33·이수그룹)이 한국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승을 안겼다. 95전 96기끝에 LPGA투어 첫 우승을 따냈고, 3차 연장 접전 끝에 생애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린지 6년 7개월 여 만이다. 쟁쟁한 후배들을 잇따라 따돌리고 정상에 올라 ‘포기하지 않는 근성’이 스포츠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온몸으로 보여줬다.

박희영은 9일 호주 빅토리아주 비원헤즈에 위치한 서틴스 비치 골프링크스 비치코스(파72·6276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ISPS 한다 빅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연장 접전 끝에 유소연(30·메디힐)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대세’ 최혜진(21·롯데)을 차례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13년 7월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LPGA클래식 우승 이후 6년 7개월 여 만에 감격적인 우승을 따냈다. 지난해 상금순위 110위로 밀려 LPGA 정규투어 시드를 잃어 퀄리파잉 토너먼트에 출전해 준우승을 따낸 집념이 우승 선물로 돌아왔다. 빅오픈에서 우승한 첫 한국인이다.

말그대로 선물 같은 우승이다. 전날에 이어 초속 30m가 넘는 강풍이 분 탓에 거리나 방향 설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4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박희영도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바꿔 1타를 잃었다. 그래도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아 극적으로 공동 1위에 올라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 먼저 경기를 마친 최혜진, 유소연과 8언더파 281타로 올시즌 LPGA투어 한국인 첫 승을 예약한 뒤 주인공 결정전을 시작했다. 유소연이 2차 연장에서 먼저 탈락했고, 최혜진과 4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연장은 실수를 하지 않는 선수가 이긴다. 4차연장에서 최혜진은 티 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나무 아래 떨어졌다. 설상가상 세 번째 샷이 페널티 구역으로 들어가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침착하게 자기 플레이를 한 박희영은 세 번째 샷을 홀 약 2.5m 옆에 떨어뜨린 뒤 2퍼트로 우승을 차지했다.

2008년 LPGA투어에 뛰어든 뒤 96번째 경기였던 2011년 11월 CME그룹 타이틀홀더스에서 생애 첫 승을 따낸 박희영은 1년 6개월 뒤인 2013년 2승을 수확했다. 이후 고질적인 왼손목 통증으로 내리막길을 걸었고 결국 시드를 잃기까지 했다. 10년 이상 후배들과 경쟁을 통해 천신만고 끝에 정규투어 시드권을 따내 우승까지 일궈낸 박희영은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골프를 그만두려고 했다.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기량이 떨어진다는 생각도 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남편을 포함한 가족들의 응원을 발판삼아, 그래도 선수생활의 의미를 찾기 위해 Q시리즈에 도전했는데 2위라는 좋은 성적이 돌아왔다. 그순간 신인 때 기분이 들더라. 13년간 투어 생할을 하면서 느낀 것과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감정이었다. 이번 우승은 그 시간을 참고 견뎌준 가족들에게 작은 보답을 했다는 의미”라며 환하게 웃었다.

“수 없이 많은 스윙 훈련을 통해 강풍에도 자신있는 샷을 할 수 있었다”고 밝힌 박희영은 “은퇴 시기는 내년이 될지, 그 후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말로 다시 일어섰다는 것을 알렸다.

초청선수로 참가해 최종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출발한 KLPGA 신인왕 조아연(20·볼빅)은 9타를 잃고 공동 16위로 미끌어졌다. LPGA투어 진출 시기를 타진 중인 최혜진은 준우승을 차지해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한편 공동으로 치른 유러피언투어 남자부에서는 호주교포 이민지(24·하나금융) 동생 이민우(21)가 19언더파 269타로 생애 첫 우승을 따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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