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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32세8개월16일 우승’ 박희영 잔치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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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빅 오픈 한국 최고령 우승

연장전서 최혜진·유소연 물리쳐

Q시리즈까지 거쳐 7년 만에 정상

이민우 유러피언투어서 첫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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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투어 빅 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박희영이 우승을 확정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Golf Austr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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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호주 빅토리아주 바원헤즈의 서틴스 비치 골프 링크스.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빅 오픈 마지막 날, 4차 연장전까지 치른 박희영(33)의 얼굴에선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우승을 확정하는 파 퍼트를 성공한 박희영은 함박웃음으로 모처럼의 우승 기쁨을 만끽했다.

올해 LPGA 투어 한국 선수 첫 우승 주인공은 박희영이었다. 강풍 속에서 그는 버디 4개, 보기 5개로 1타를 잃고 합계 8언더파로 4라운드를 마쳤다. 유소연(30), 최혜진(21)과 동률을 이룬 그는 지친 기색 없이 연장에서 더 강해졌다. 세 선수 가운데 가장 안정된 샷과 흔들림 없는 퍼트로, 4차 연장에서 최혜진을 따돌리고 우승했다. 2013년 7월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LPGA 클래식 이후 6년 7개월 만의 우승이다. LPGA 투어 개인 통산 3승. 우승 상금 16만5000 달러(약 1억9600만원)를 받았다.

박희영의 골프 인생은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았다. 아마추어였던 2004년 하이트컵 여자골프대회에서 국내 프로 대회 정상에 올랐다. 최나연과 함께 한국 골프를 이끌 차세대 쌍두마차로 꼽혔다. 2005년 국내 톱랭커 50명이 선정한 ‘스윙이 가장 아름다운 선수’에도 뽑혔다. ‘폼짱’, ‘스윙 교과서’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KLPGA에서 4승을 거둔 그는 만 20세였던 2007년 미국 진출을 위해 퀄리파잉스쿨을 도전했다. 단번에 LPGA 진출 꿈을 이뤘다. LPGA에서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2011년과 13년 1승씩 거두며 꾸준히 투어를 지켰다. 2010년 12월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도 도전해 수석으로 출전권을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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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투어 빅 오픈에서 우승한 박희영이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Golf Austr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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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박희영은 흔들렸다. 연이은 왼쪽 손목 부상 탓이다. 우승권에서도 멀어졌다. 2013년 10위까지 올랐던 상금 랭킹은 2017년 91위, 지난해엔 110위로 떨어졌다. 지난해 16개 대회에 출전해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100위까지 주어지는 새 시즌 풀시드를 얻지 못했다. 12년 만에 퀄리파잉시리즈에 다시 나서야 했다. 그는 “다시 Q시리즈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현실이 됐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Q시리즈에서 초심을 찾은 그는 전체 2위에 올라 다시 LPGA 시드를 받았다. 밑바닥까지 내려갔다 온 그는 더 강해져 있었다. 샷과 퍼트 등이 지표상 지난해보다 크게 나아진 건 아니지만, 관록이 묻어났다. 강풍 속에서 선두권이 엎치락뒤치락하던 이번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그의 플레이는 견고했다. 그는 “골프를 그만둘까 생각하다 다시 시작했다. 포기하지 않았더니 우승도 했다. 이번 우승은 신이 준 선물 같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투어 카드 걱정은 당분간 하지 않게 됐다.

1987년 5월생인 박희영은 우승한 이 날 32세8개월16일이다. 지난해 지은희(32세8개월7일)가 세운 한국 선수 LPGA 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을 바꿨다. 그는 2018년 12월, 조우종 아나운서의 동생인 조주종 YG엔터테인먼트 USA 대표와 결혼했다. 결혼 후 2승을 거둔 허미정(31)에 이어 박희영도 결혼 후 모처럼 우승으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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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투어의 박희영(오른쪽)과 유러피언투어의 이민우가 동반 우승했다. 박희영은 통산 3승, 이민우는 첫 우승이다. [사진 빅오픈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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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장소에서 함께 열린 유러피언투어 빅 오픈에선 호주교포 이민우(21)가 우승했다. 프로 전향 후 첫 투어 우승이다.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로 4타를 줄여 합계 19언더파로, 3위 라이언 폭스(호주·17언더파)를 2타 차로 따돌렸다. 지난해 3월 프로로 전향한 그는 19번째 대회 만에 우승을 신고했다. 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이민지의 친동생인 그는 우승 직후 누나의 축하를 받았다. 이날 같은 코스에서 열린 LPGA 투어 빅 오픈에서 이민지는 공동 6위(6언더파)에 올랐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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