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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시드전` 거치며 독해진 박희영…7년만에 꿀맛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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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박희영(오른쪽)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빅 오픈 우승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은 남자대회 우승자인 이민우. [사진 제공 = 골프 오스트레일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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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대가 휘어질 정도로 불어닥친 강풍 속에서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3년 차 베테랑 박희영(33·이수그룹)은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실수하지 않고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붓기 위해 집중하고 또 집중했다. 그리고 무려 6년7개월 만에 우승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손에 쥐었다.

9일 호주 빅토리아주 바원 헤즈의 13번 비치 골프 링크스(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ISPS 한다 빅오픈 최종 라운드. 그린에 볼을 올리기 위해서는 엉뚱한 곳으로 볼을 쳐야 할 정도로 불어닥친 강풍에 리더보드가 요동쳤다. 1·2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조아연(20·볼빅)과 마델레네 삭스트룀(스웨덴)은 이날 무려 9타씩 잃고 추락했다. 그사이 3타를 줄인 '토종 골프퀸' 최혜진(21·롯데)과 호주에서 전지훈련을 하는 '전 세계랭킹 1위' 유소연(30·메디힐), 그리고 LPGA 투어 통산 2승인 박희영이 8언더파 281타를 쳐 공동 선두로 연장전 승부에 돌입했다. 샷 기술도 중요했지만 집중력 싸움이었다.

연장 1차전에서는 세 명 모두 버디. 그리고 2차전에서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진 유소연이 먼저 탈락했다. 이제 LPGA 투어 13년 차 박희영과 '띠동갑' 최혜진만이 남았다. 승부는 4차전에서 갈렸다. 최혜진이 무너졌다. 티샷은 오른쪽으로 밀렸고 덤불 속에서 친 두 번째 샷도 얼마 가지 못했다. 우드를 잡고 나무 아래로 낮게 치는 샷으로 승부를 걸었지만 이마저도 페널티 구역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천신만고 끝에 다섯 번째 샷으로 그린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사이 박희영은 티샷을 정확하게 보냈고 세 번째 샷을 홀 3m 거리에 붙였다. 치열했던 승부는 이것으로 끝났다. 박희영은 이날 우승으로 한국인 최고령 우승 기록(32세8개월16일)도 세워 기쁨이 배가됐다.

2008년 LPGA 투어에 입성한 박희영은 2011년 CME그룹 타이틀홀더스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고, 2013년 7월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LPGA 클래식에서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손목 부상 이후 부진에 빠졌고 지난해에는 상금 랭킹이 110위에 그치며 LPGA 투어 데뷔 12년 만에 '지옥의 라운드'라고 불리는 Q시리즈를 치러야 했다.

박희영은 "당시에는 골프를 그만두려고 했다. 하지만 도전했고 2위로 마치며 나에게 또 다른 자신감을 줬다"고 밝힌 뒤 "신인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었다. 올해 투어 13년 차이고 지나치게 익숙해질 때에 Q시리즈를 다녀와서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 많은 걸 느꼈다"고 돌아봤다.

같은 코스에서 유러피언투어로 열린 남자 빅오픈에서는 LPGA 스타 이민지 동생으로 더 잘 알려진 호주 동포 이민우가 우승했다. 이민우는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라이언 폭스(호주)를 2타 차로 제쳤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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