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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200일' 윤석열, 검찰개혁속 수사 독립성 이끌 리더십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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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절대적 신임 받아 검찰총장에 '파격 임명'…여권 겨냥 수사로 청와대와 대립

추미애 인사로 측근 대거 떠나보내…검찰 안팎 견제 속 수사 동력 지켜낼까 관심

연합뉴스

위촉식 참석한 윤석열 검찰총장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검찰인권위원회 위촉식에서 자리로 향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윤석열(60·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이 9일로 취임 200일을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 속에 총장 자리에 올랐지만, 여권을 겨냥한 수사를 지휘하며 청와대와 대립 양상을 이어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인사로 측근들을 대거 떠나보낸 윤 총장이 검찰 개혁 과제 속에 어떤 리더쉽으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이뤄나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6월 청와대는 국정농단과 사법농단 등 적폐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해온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검찰총장으로 파격 지명했다.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총장으로 직행하는 첫 사례이자, 전임 문무일 총장보다 사법연수원 기수가 5년이나 낮은 이례적인 인사였다.

이어진 검찰 인사에서는 윤 총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특수통' 검사들이 대거 중용됐다. 문 대통령은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검사들을 요직에 배치해 윤 총장에 힘을 실어주며 신뢰의 메시지를 보냈다.

청와대와 윤 총장의 사이는 총장 임기 시작 한 달여 만에 불거진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틀어지기 시작했다.

검찰은 내정 단계부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비위를 파헤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여권의 비판 속에서도 검찰은 수사에 박차를 가했고,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와 동생, 배우자를 차례로 구속했다.

수사는 '감찰무마' 의혹으로 번졌다. 여권 인사인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 부시장의 비위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유 전 부시장은 각종 개인비리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고, 그의 비리에 대한 감찰 중단을 결정했던 조국 전 장관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도 차례로 기소됐다.

지난해 11월에는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사건이 울산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됐다. 수사 과정에서 청와대 전·현직 인사들이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선거에 관여한 정황이 대거 포착돼 '선거개입' 의혹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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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밝히는 송철호 울산시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청와대는 조 전 장관의 후임으로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낸 중량급 정치인인 추미애 의원을 지명했다. 추 장관은 취임 후 특유의 추진력을 앞세워 강도 높은 검찰 개혁 작업에 착수했다.

추 장관은 연달아 검찰 고위 간부와 중간 간부 인사를 단행하면서 윤 총장의 측근들을 대거 전보시켰다.

윤 총장의 지시를 받아 진행된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기소를 두고는 적법한 절차를 어긴 '날치기 기소'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감찰 필요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인사 발령 이전 송철호 울산시장 등 13명을 기소하면서 수사를 일단락 지었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검찰은 총선 관리체제에 돌입했다. 주요 수사들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윤 총장은 이번 주부터 지방검찰청 격려 방문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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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동일체' 놓고 법무부-검찰 신경전
[연합뉴스 자료사진]



검찰과 법무부·여권의 갈등은 잦아들었지만, 재점화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조국 일가의 비리 의혹과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들은 인사발령 후에도 직접 재판을 챙기며 공소 유지에 집중하고 있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이광철 민정비서관 등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도 총선 이후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남부지검에서 진행 중인 신라젠 관련 의혹들도 수사 범위가 여권 인사들까지 미칠 가능성이 있다.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이 연이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추미애 장관은 검찰 개혁 후속 조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추 장관은 여러 차례 "검찰도 개혁에 동참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며 윤 총장에게 적극적인 협조를 직간접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윤 총장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의견 충돌을 빚는 등 새로 핵심 요직에 오른 검찰 인사들과 '내부갈등'까지 겪고 있다. 측근들을 대거 떠나보낸 상황에서 검찰 안팎의 견제까지 맞닥뜨린 윤 총장이 개혁 흐름을 따라가면서도 수사의 동력을 잃지 않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trau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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