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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트럼프 중동평화안, 아랍 넘어 전이슬람권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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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신중했던 이슬람 진영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이슬람권 최대 국제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OIC)는 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모여 중동평화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이란을 제외한 아랍 국가는 물론, 말레이시아 등 이슬람교를 믿는 국가의 외무장관들이 모일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사우디와 이집트 등 아랍국가들은 미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논의에서 여론 등을 고려해 팔레스타인 지지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이푸딘 압둘라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은 회의 참석을 알리며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과 관련해 "2국가 해법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이번 OIC 참석은 팔레스타인의 대의를 흔들림 없이 지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이 주장한 2국가 해법에서는 동예루살렘을 미래의 팔레스타인의 수도로 삼겠다는 계획이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평화안은 전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영토로 인정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아랍국가들은 지난 1일에도 아랍연맹(AL)을 열어 중동평화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아랍 외무장관들은 회의 직후 "이번 평화안이 이스라엘에 지나치게 기울어진 협상안"이라며 "중동평화에 차질을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지난달 28일 발표한 중동평화안을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기의 협상안'이라고 밝혔지만, 팔레스타인 등은 중동평화안 협상 불가 방침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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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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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흐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AL 회의 직후 미국은 물론 이스라엘과의 모든 관계를 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동향과 관련해 미국과 정보를 교환하는 동시에, 이스라엘과도 치안 등과 관련해 협력관계를 유지했었다. 그동안 유지해왔던 대화의 끈을 모두 끊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중동평화안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재러드 쿠슈너 미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2일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그들(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바라는 것은 이번 중동평화안을 읽어보기라도 해달라는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계획안"이라고 말했다. 쿠슈너 보좌관은 "그들은 평화안이 나오기도 전부터 거부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들은 분노의 날을 선포하고 거리에 나서 시위를 벌였다"면서 "나라를 만들려고 준비하는 사람들은 이처럼 행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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