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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우한교민 수용지로 충북 진천이라니"…민심 '동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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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회·정치권·학부모회·사회단체들 "불합리한 결정" 반대

"수천가구 밀집, 신종 코로나 불안 가중…정부 재검토해야"

뉴스1

충북 진천군 이장단협의회 등 단체와 주민들이 29일 오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을 트랙터 등으로 봉쇄하고 우한 교민 수용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중국 우한 지역 교민 등을 전세기로 국내 송환한 뒤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 인재개발원에 나눠 격리 수용하기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1.29/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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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진천군 이장단협의회 등 단체와 주민들이 29일 오후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앞을 트랙터 등으로 봉쇄하고 우한 교민 수용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중국 우한 지역 교민 등을 전세기로 국내 송환한 뒤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 인재개발원에 나눠 격리 수용하기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1.29/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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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뉴스1) 김정수 기자 = 정부가 충북 진천군에 있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우한에서 전세기를 통해 입국하는 교민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지역 민심이 동요하고 있다.

아무런 협의도 없이 추진되는 정부의 계획에 지역 정치권은 물론 시민단체에 이르기까지 강한 거부감과 거센 반발로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진천군의회 의원들은 29일 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질병관리본부 등 정부로부터 인재개발원 수용 계획에 대한 협의와 합의를 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수용 방침이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라면 이는 지역 주민들과 자치단체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은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과 1㎞ 반경에 공동주택 수천가구가 밀집돼 있어 이 같은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특히 "수용지역을 일방적으로 변경한 것은 진천군민과 음성군민 나아가 충북도민을 무시한 결정"이라며 "정부당국의 재검토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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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상신초 녹색어머니회가 29일 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인재개발원 우한체류 국민 격리수용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다.2020.1.29© 뉴스1/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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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교민의 수용이 검토되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인접한 진천 상신초등학교 녹색어머니회도 즉각 동조하고 나섰다.

학부모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많은 어린이집과 학교 등이 있는 곳에 수용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지역 실정을 알고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을 비롯해 4월 총선에 나서는 예비후보 등 지역 정치권도 정부의 수용 계획에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경대수 국회의원은 "혁신도시 인근은 농촌지역으로 고령의 노인들이 많아 질병정보에 취약하고 감염병 방지대책도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린이집, 초중고교,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는 곳을 수용시설로 사용하겠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재개발원 지정을 강력히 반대하며 정부가 지역현황과 주민거주 등 실질적 위험상황을 고려해 결정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박종국 예비후보도 "우한에 거주하는 한국 교포들까지 철저히 보호하는 정부의 판단에 경의를 표하지만, 격리수용 지역 선정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충북혁신도시는 어린아이들이 많이 거주하는 아파트 밀집 신도시"라며 "긴급사태에 대응하는 정부의 고충과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재고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진천군 이장단연합회와 진천군 어린이집연합회도 연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지정을 반대하며 정부의 현명한 결정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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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경대수 의원이 29일 진천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한교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격리수용의 부당성을 밝하고 있다.202.1.29© 뉴스1/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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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혁신처 산하인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1949년 국립공무원훈련원으로 문을 열어 1961년 중앙공무원교육원 거쳐 2016년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됐다.

서울 종로구 경운동(1949~1974년)에서 개원한 이래 대전(1974~1980년)과 경기 과천(1981~)을 거쳐 2016년 1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출범과 함께 같은 해 9월 진천군 혁신도시로 본원을 이전했다.

전체 대지면적 13만3000㎡에 4만2540㎡ 규모로 지하 1층 지상 6층인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기숙사를 비롯해 교육‧업무시설, 대강당, 후생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기숙사(생활관)는 1인실 7곳, 2인실 96곳, 3인실 95곳, 4인실 6곳 등 모두 219개의 방에 519명을 수용할 수 있다.

여기에 736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강당과 16개 강의실 등이 있으며, 한 번에 404명이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을 갖추고 있어 대규모 인원의 숙식이 가능하다.

정부는 30일부터 300인승 전세기 4편을 동원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으로 중국 우한에 고립된 우리 교민을 수송할 계획이다.

발열이나 기침 증세가 있는 유증상자는 입국과 동시에 격리병동으로 이송하고, 무증상자는 임시시설로 유력한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머물며 2주간 생활하게 된다.

앞서 정부는 우한 교민 700여명이 2주간 머물 임시거처를 천안에 마련하려 했다. 하지만 지자체의 반발에 수용시설을 진천과 충남의 인재개발원 2곳으로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522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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