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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물의 일으킨 연예인 '변명창구' 되면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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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신정환에서 길까지, 변질된 '인맥 예능'을 바라보는 불편함

오마이뉴스

▲ 지난 27일 방영된 채널A '아이콘택트' ⓒ 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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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된 채널A 예능프로그램 <아이콘택트>에는 가수 겸 방송인 길이 출연하여 화제를 모았다. <아이콘택트>는 출연자들이 한 공간에서 서로 눈을 맞추면서 그간 나누지 못했던 속깊은 이야기를 나눈다는 콘셉트로,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 출연자들도 자주 등장하는 프로그램이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길이 방송을 통하여 대중 앞에서 선 것은 약 3년만이었다. 길은 방송에서 장모와 함께 출연하여 그동안 소문으로만 나돌던 결혼과 득남 사실을 고백했다. 음주운전 이후 자숙의 시간을 보내며 겪었던 마음의 고통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방송 이후 여론은 대체로 냉담했다. 시청자들이 지적하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로 상습적인 음주운전을 저질렀던 인물을 화제성만 의식하여 방송에 출연시킨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다. <아이콘텍트>가 그동안 공감을 자아냈던 것은 세상으로부터 원치 않는 상처를 받았거나, 일상의 애환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끼리의 진솔한 소통이 주는 매력에 있었다. 하지만 생뚱맞게도 음주운전 전과자인 길의 출연은 시청자들에게는 공감대보다는 당혹감을 안겨줬다.

음주에 관련된 범죄에 대한 경각심과 비판 여론이 예전보다 훨씬 강해진 가운데, 길은 음주운전으로 공식 적발된 것만 무려 세 번이었다. 이런 인물이 몇 년 뒤 은근슬쩍 방송에 나오는 것도 문제지만, 마치 본인이 피해자인 듯 가족까지 동반출연하며 '감성팔이'를 하는 태도가 더 불편했다는 반응이 많다.

둘째로 길의 언행을 두고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길은 방송에서 과거 결혼과 득남을 부인한 이유도 음주음전 파문의 여파였다고 설명했다. 자신을 향한 손가락질이 가족들에게 향할까 두려워 결혼과 득남 사실을 밝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함께 출연한 장모는 딸이 길과 결혼한 이후로 바깥 출입을 마음대로 못하게 되었다며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길이 음주운전을 저지른 것이나 결혼-득남 사실을 숨긴 것은 모두 본인이 자초한 선택이다. 뒤늦게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고 싶었다고 해도 굳이 방송을 통해 요란하게 공개한 것은 그동안 세상의 관심이 두려워 숨겼다는 핑계를 상기했을 때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이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은 예능 방송이 물의를 빚었던 연예인들의 일방적인 변명 창구가 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도박 파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방송인 신정환은 2017년 엠넷 예능 <악마의 재능기부>, 2018년 JTBC <아는 형님> 출연 등으로 몇 차례나 국내 방송 복귀를 시도하였으나 오히려 여론의 강한 반발만 불러일으켰고 결국 더 이상 방송에 출연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 함께 출연했던 동료 연예인이나 제작진까지 덩달아 비난에 휩싸이기도 했다. 최근 유명인들의 사회적 책임감이나 공공의식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 상황이다. 이를 바탕으로 제작진이나 동료 연예인들이 개인적인 친분 혹은 이해관계를 앞세워 공공재인 방송에서 물의 연예인을 일방적으로 감싸는 것은 물론, 이미지를 세탁하는 데 앞장서는 '인맥 예능' 행태에 대한 비판 여론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과거 음주운전, 도박, 폭력, 성추문 등 각종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물의를 빚었던 유명인들이 방송을 통해 복귀하는 것은 새로운 일은 아니다. 특히 시청자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갈수 있는 예능은 물의를 일으킨 유명인이라고 할지라도 방송출연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을 최소화할 수 있는 창구로 꼽힌다.

유명인들도 사람이니까 억울한 부분이 있을 것이고 크게 논란이 있었던 사안에 대하여 대중에게 해명할 기회를 갖고 싶을 수도 있다. 문제는 방송매체, 특히 예능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악용하여 논리나 이성보다는 감성적인 호소로 출연자들이 개인의 이미지를 미화하려 하는 것이다.

예능에 나온 출연자들의 일방적인 발언이나 해명은 일일이 팩트체크하거나 다방면으로 검증하기 어렵다. 물론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의 방송출연을 강제로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대중의 눈높이에서 최소한의 상식과 보편적인 공감대는 갖춰야한다. 예능이 시청자들의 감성보다 물의 연예인의 감성팔이를 더 위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이준목 기자(seaof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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