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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27일 만에 출근한 윤종원 기업은행장…취임사로 “혁신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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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임명 후 27일 만에 기업은행 본점으로 첫 출근해 취임식을 열었다.

중앙일보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29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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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행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취임식을 열고 제26대 은행장으로 취임했다. 지난 2일 임명된 이후 27일 만이다. 앞서 기업은행 노조는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관료 출신 윤 행장의 임명에 대해 “청와대 낙하산 인사”라고 지적하며 출근저지 투쟁을 벌여왔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설 연휴인 지난 27일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안을 마련하면서 이날 윤 행장은 본점으로 첫 출근을 했다.

윤 행장은 취임사에서 ‘뱅킹(banking)은 필요하지만 뱅크(bank)는 필요없을 것’이라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혁신금융과 바른경영을 통해 IBK기업은행을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지난 해 3월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은행 본점에서 ‘혁신금융 비전선포식’을 연 점을 언급하며 “중소기업의 다양한 금융수요에 응하고, 창의력을 가진 창업자들에게 자본을 충분히 공급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기업 신사업 평가시스템 도입, 지적재산권을 포함한 동산담보‧일괄담보 선도,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포용금융”을 강조하며 “혁신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겠다”고 했다. 또 “바른경영을 위해 장애인 채용을 늘리고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책임에 충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윤 행장은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약식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27일 간 이어진 노조와의 갈등에 대해 “비가 온 뒤에 땅이 굳는다”며 “경영이 지연된 데 대해선 마음이 무겁지만, 조금 더 잘 해나갈 수 있는 동력이자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날 김형선 노조위원장도 취임 환영사에서 “지난 20여일은 가족이자 친구가 되어가는 여행이었다”며 “직원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혁신을 해달라. 그렇다면 윤 행장과 함께 지옥이라도 가겠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한마음으로 고객을 위하면서, 내부에서는 직원의 행복을 중심에 두겠다”고 화답했다.

윤 행장은 이날부터 본점 집무실에서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특히 임기가 완료된 IBK연금보험‧IBK시스템‧IBK투자증권 등 3곳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다음 달 중 임기 완료가 예정된 부행장 등에 대한 인사가 시급한 업무로 꼽힌다. 윤 행장은 이날 인사와 관련해 “직원 여러분들이 실감할 수 있도록 인사관행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향후 노사 간 합의사항 실천여부도 주목된다. 앞서 설 연휴인 지난 27일 노사가 합의해 발표한 공동선언문엔 ▲희망퇴직 문제 조기해결 ▲정규직 전환직원 정원통합 추진 ▲노조 반대 시 직무급제 도입 비(非)추진 ▲임원 선임절차 개선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추진 ▲인병 휴직 확대 추진 등 6가지 합의사항이 담겼다. 특히 지난해 초 기업은행 노조가 추진했다가 불발된 노조추천이사제의 경우, 윤 행장이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금융권 최초로 도입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조가 추천한 인물이 이사회에 포함되는 노조추천이사제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노동이사제의 연장선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가 없고, 내년 1분기 정도에 선임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며 “경영 정상화가 급선무인 만큼, 해당 문제는 사회적 여건을 고려해 천천히 논의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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