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7 (수)

산업계 덮친 우한폐렴…"中 출장 금지" 비상령 선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산업1부 정리=최석환 ]
머니투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8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환전 창구에서 마스크를 쓴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인천국제공항=이기범 기자 leek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비상대응 체계에 돌입했다. 발원지인 우한 등 중국에 사업장을 둔 일부 대기업은 주재원과 가족들을 철수시켰고, 중국 출장을 전면 중단하는 조치도 잇따르고 있다. 산업계에선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의 악몽이 재연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中진출 국내기업 "주재원·가족·출장자 귀국하라"

29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SK·LG·포스코 등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주요 대기업들은 주재원 또는 가족, 출장자 등을 한국으로 불러들인 상태다. 아울러 비상 TF 운영 등을 통해 관련 상황을 면밀하게 확인하고, 중국 출장도 당분간은 보내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중국에서 귀국한 임직원들에 대해선 일주일간 재택근무를 실시 중이다.

현지 생산공장 규모가 큰 현대·기아차는 주재원을 재택근무로 돌려 외부접촉을 피하는 방식으로 사업 차질이 최소화하고 가족들만 우선 귀국 조치하기로 했다. 중국 춘절 연휴로 다음달 2일까지 현지 공장이 쉬는 만큼 안전 조치 후 사태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이와 별도로 각 기업들은 실적 등 실제 경영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스 사태 당시 영업이익이 3개월만에 14% 줄었던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연간 매출에서 중국시장 비중은 여전히 20%를 웃돈다. 경영진은 최악의 경우 올해 사업계획을 다시 짤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분위기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사스 사태 당시 중국 본토 사업에서 오히려 특수를 맞았다. 중국 월간 판매가 2000~3000대 수준이던 현대차는 사스가 본격적으로 창궐한 4월 판매가 4250대로 껑충 뛰었고 해당 연도에 5만2128대를 팔아 당초 목표 5만대를 넘겼다. 기아차 역시 2003년 판매량이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항공업계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주 4회 운항 중이던 우한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우한 직항은 없지만 전체 취항노선의 40%가 중국 노선이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폐렴의 전방위적 확산이 부담인 까닭은 중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 성장속도 자체가 사스 때 와는 달리 상당히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규모 확산으로 비화할 경우 실적도 크게 영향을 받고 사업계획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28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명지병원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대응을 위한 선별진료소 안내문구가 붙어있다. / 사진=강민석 기자 msphoto94@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고객 접점 많은 이동통신업계·금융업계도 '초비상'

내수 기업들도 초비상이다. 대고객 접점이 많은 B2C 업종인 통신업계가 대표적이다. SK텔레콤과 KT는 우한시를 포함한 중국 전역의 출장을 사실상 전면 중단키로 했다. SK텔레콤은 본인이나 가족이 중국을 다녀온 경우 이상 증세와 무관하게 2주 동안 재택근무를 의무 시행한다. KT도 해외 출장이나 연수, 여행을 다녀온 직원들은 잠복 기간을 감안해 귀국일로부터 2주간 재택 근무를 하도록 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3일 이후 중국에서 귀국한 임직원들은 귀국일로부터 최대 2주간 재택근무를 하도록 조치했다.

통신회사들은 본사 직원을 포함해 불특정 다수 고객을 접촉하는 임직원들에게 감염 예방을 위한 마스크를 일괄 지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빠르게 퍼지면서 은행권도 비상이 걸렸다. 모든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고객을 응대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영업 현장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은행권도 마찬가지다. KB국민·신한은행 등 주요 은행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 관리대책반 등 비상 조직을 가동했다.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영업점 전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하기로 했다. 원하는 고객에게 마스크를 제공하는 한편 영업점에 손세정제를 마련했다.

중국 법인에선 비상점검회의를 벌였고 주재 직원과 가족을 상대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은 서울 중구 본점에 열감지기를 설치했다. 영업점에서는 전직원 마스크 착용이 원칙이나 상황에 따라 탄력 적용하기로 했다. 공항, 항만, 병원 영업점엔 마스크를 먼저 지급했다. 은행업계 등 금융권은 이번 사태가 WM(자산관리) 부문에서 시장에 끼칠 영향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공포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코스피가 2%대 급락해 2200선이 무너진 28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전 거래일보다 57.76p(2.57%) 내린 2,188.37을 나타내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오상헌 기자 bborirang777@mt.co.kr, 산업1부 정리=최석환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