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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인생극장 영입’이 부른 악재…데이트폭력 논란 원종건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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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총선 부담될까 급히 진화

원 “한때 사랑한 여성” 가해는 부인

김의겸, 당 검증위서 결정 미루자

페북에 “이겨낼 것” 출마 뜻 고수

중앙일보

더불어민주당 총선 영입인재 2호 원종건씨가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참담“하다며 영입인재 자격 반납과 총선 불출마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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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두 번째 인재 영입이 ‘악재’가 됐다. 지난달 29일 입당한 원종건(27)씨가 데이트폭력 논란에 휩싸인 지 하루 만에 “총선 영입 인재 자격을 스스로 당에 반납하겠다”고 28일 말했다. 영입 한 달(30일)만이자,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지 5일 만이다.

원씨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향한 미투 폭로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분별없이 살지 않았다.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참담하다”면서다. 그러면서도 출마 선언은 철회했다. “논란이 된 것 자체로 죄송하다”며 “남들 이상의 주목과 관심을 받게 된 이상 엄중한 책임과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게 합당할 것 같다”고 했다. 폭로 당사자를 “한때 사랑했던 여성”이라고 일컬으며 “함께했던 과거에 대해 이제라도 함께 고통받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도 했다. 입장문만 읽고 퇴장해 채 5분도 안 걸렸다.

자신을 “(원씨의) 과거 여자친구”라고 소개한 한 여성이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린 지 18시간 만에 나온 입장 발표였다. 해당 여성은 원씨가 자신을 “지속적으로 성노리개 취급해왔고, 여혐(여성 혐오)과 가스라이팅(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가하는 정서적 학대)으로 괴롭혀왔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논란이 불거지자마자 원씨를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7일 저녁 원씨가 가지고 있는 (여성과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지도부와) 공유했는데 여성 측 미투와 다른 맥락의 대화 내용이 다수 나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원씨에게 직접 출마 포기 의사를 밝히도록 했다. “미투 이슈가 지속할 경우 총선 판 전체에 부담을 줄 수 있다”(민주당 당직자)는 우려에서다. 이날 당 지도부는 원씨 논란에 일제히 함구했다. 오전에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원씨 관련 언급이 나오지 않았다. 이해찬 대표가 이끄는 인재영입위가 검증을 제대로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당대표 비서실장인 김성환 의원은 “사전에 알았으면 (영입을) 했겠나” “사적 영역까지는 우리가 염두에 두질 못했다”라고 해명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원씨 입장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너희 중에서 위선 안 떨어본 놈 나와 봐, 세상에 한 줌의 위선 없이 깨끗한 놈 있어’ 이게 민주당의 철학 아니었느냐”며 “이 친구 (원종건씨)는 제 2의 조국, 조국 주니어다. 민주당에서 각별히 모시라”고 꼬집었다. 다만 자유한국당도 원씨를 영입 대상으로 접촉했다는 점을 들어 “미투와 별도로 원종건 사건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정치의 이벤트화’라는 문제”라며 “오직 과거에 TV 방송에 나와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는 이유만으로, 그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으며, 지금은 어떻게 사는지 아무런 검증 없이 경쟁적으로 영입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수사받고 있는 황운하 출마 적격 판정=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이하 공관위)는 이날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전북 군산)과 송병기 전 울산 경제부시장에 대해 후보 적격 여부를 재논의하기로 했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하명 수사사건으로 수사 받고 있는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은 적격 판정을 했다. 황 전 청장은 대전 출마를 검토 중이다.

다음 회의는 오는 2월 3일 오전 11시다. 진성준 간사는 “마지막 회의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전 대변인의 경우 당 핵심관계자는 “김 전 대변인에게 불출마 결단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대변인은 그러나 이날 페이스북에 “꼭 이겨내겠다”, “군산 시민만 바라보고 뚜벅뚜벅 나아가겠다”는 뜻을 고수했다.

심새롬·하준호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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