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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사모펀드 시장 ‘조마조마’… 라임 이어 알펜루트도 환매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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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느낀 증권사들 대출금 회수 / 제 3·4 환매중단 사태 확산 우려

세계일보

알펜루트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두 번째로 환매 중단 조치를 한 자산운용사가 나왔다. 사모펀드 시장이 위축되면서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잇달아 회수하는 등 대규모 환매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이날 환매 청구 주기가 돌아오는 567억원 규모의 개방형 펀드 ‘에이트리’의 환매를 연기하기로 했다.

또 다른 25개 펀드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환매를 연기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중단되는 이들 26개의 펀드는 약 23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사모펀드 시장의 리스크가 커지면서 증권사 3곳은 알펜루트 측에 총 460억원에 달하는 총수익스와프(TRS) 대출금을 환수 요청했고, 알펜루트 측은 빠져나가는 돈을 메울 방법이 없자 환매 중단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환매 중단된 알펜루트의 사모펀드 역시 라임자산운용과 같이 개방형에 증권사와 TRS 계약을 했다는 점이다.

자산운용사는 비유동성 자산에 투자하면서도 증권사의 TRS 계약을 믿고 펀드를 언제든 환수가 가능한 개방형으로 설계했다. 자산운용사 측에서는 증권사의 차입(레버리지)이 있으면 더 큰 자본금을 굴려 더 큰 수익률을 낼 수 있다.

동시에 증권사는 개방형 펀드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커지면 언제든 투자금을 환수할 수 있고, TRS 계약상 일반 투자자보다 먼저 변제받을 수 있다.

하지만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한 이후 사모펀드 시장의 리스크가 커지면서 증권사의 자금회수,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이 줄을 이을 경우 자산운용사의 펀드는 연쇄적으로 붕괴할 가능성이 크다. 연쇄 붕괴를 막기 위해 운용사는 ‘환매 중단’ 카드로 대응할 수밖에 없고, 결국 운용사·증권사·일반 투자자 순서로 죽는 게임이 된다.

게다가 개방형·TRS 사모펀드가 라임, 알펜루트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어서 제3, 제4의 환매 중단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19개 자산운용사가 2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의 TRS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알펜루트운용 관계자는 “우리가 가진 자산은 우량하고 자산을 투명하게 공개해왔으나 증권사들이 TRS 유동성을 일시에 회수하고 이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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