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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취재파일] '바다의 글로벌호크' MQ-4C 괌 배치…한반도까지 3천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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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간 26일 괌 앤더슨 기지에 착륙하는 MQ-4C 무인정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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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글로벌호크, 해군용 글로벌호크로 불리는 MQ-4C 트리톤(Triton) 무인정찰기 2대가 처음으로 괌 앤더슨 기지에 배치됐다고 미 태평양함대가 현지 시간 26일 발표했습니다. 당초 2018년부터 괌에 배치돼 동해, 남중국해 등에서 활동할 것으로 알려졌었는데 2년 가까이 늦춰져 이제 도착했습니다.

트리톤은 괌 배치에 앞서 작년 6월 이란군에게 격추되는 바람에 유명세를 탔습니다. 방공망 가까이에서 비행하다가는 격추될 수도 있지만 좋은 무인정찰기임에는 이론(異論)이 없습니다. 특히 바다에 특화됐다고 하니 동해의 북한 잠수함 활동을 감시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루스벨트 항모 전단도 인도태평양으로 추가 배치되는 가운데 미 해군의 눈과 귀가 한층 강화된 겁니다. 루스벨트 항모 전단도 그렇고, 트리톤도 그렇고 미 태평양 함대는 재빠르게 보도문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신속한 현시(顯示)에 의한 억지(抑止), 즉 재빠르게 위력적인 패를 보여줘서 상대방의 오금을 저리게 하는 전술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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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간 26일 괌 앤더슨 기지에 MQ-4C 무인정찰기가 착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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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리톤의 첫 태평양 배치

미 해군 태평양함대는 현지 시간 26일 미 해군의 첫 MQ-4C 트리톤 2대가 태평양 전구 초기 전개를 위해 괌에 도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제19 무인정찰단 소속으로 인도태평양을 관할하는 7함대에서 정찰, 감시 임무를 맡습니다.

트리톤의 작전을 지휘할 매트 루터포드 해군 대령은 "7함대 작전 구역에 트리톤이 도입됨으로써 미 해군의 해상 정찰, 감시 능력이 확장됐다", "이미 해상 초계 및 감시 능력이 입증된 P-8, P-3, EP-3에 트리톤의 능력이 더해지면 해상 정찰 능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리톤은 미 방산업체 노스럽 그루먼이 RQ-4 글로벌호크를 해군용 광역 해상초계기로 개발한 기종입니다. 글로벌호크는 합성개구레이더(SAR)와 전기광학 적외선(EO-IR) 장비를 갖추고 있어서 구름 넘어 바다의 목표물을 손바닥 보듯 정확하게 잡아내는 군사위성급 정찰기입니다. 글로벌호크에 이어서 트리톤이 개발됐으니 트리톤도 최소 바다의 군사위성급 성능을 보유하고 있을 겁니다.

최고 시속 575km로 비행할 수 있으며 항속거리는 1만 5186km에 달합니다. 한번 뜨면 30시간 동안 작전할 수 있습니다. 최고 고도는 18km입니다. 육지에 바싹 붙지 않는 한 북한 방공망에 잡힐 기종이 아닙니다. 괌에서 동해까지 거리가 3000km 정도입니다. 괌에서 떠 5~6시간 비행하면 대북 작전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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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간 26일 괌 앤더슨 기지의 MQ-4C 무인정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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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절한(?) 美 태평양 함대

트리톤의 괌 배치는 한동안 숨길만한 일입니다. 우리 공군은 작년 12월 글로벌호크를 들여올 때 영상, 사진은 물론 도착 기지와 날짜조차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전략정찰자산의 배치는 대대적으로 알리는 법이 아닙니다.

하지만 미 태평양 함대는 트리톤의 괌 도착 당일, 6장의 사진과 함께 트리톤의 전개 사실뿐 아니라 임무 등도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트리톤의 감시 대상인 북한과 중국에게 일부러 보여주는 모양새입니다.

미 태평양 함대는 루스벨트 항모 전단의 인도태평양 전개도 선제적으로 공개했습니다. 인도태평양을 담당하는 7함대에 이미 로널드 레이건 항모 전단이 있는 가운데 추가로 루스벨트 항모 전단을 보내는 이례적인 일인데 샌디에이고에서 출항하자마자 보도문을 발표했습니다.

공개, 현시를 통한 대북, 대중국 억지 전술로 보입니다. 올해 북한이 도발하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꺼내들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때마침 바다를 감시하고 봉쇄할 미 해군 전력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반도 주변으로 집결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적당한 때에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고 괜한 짓 하면 올해는 'Back to 2017' 되기 십상입니다.
김태훈 기자(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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