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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사이언스 카페] 3000년 만에 되살아난 미라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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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년 전 사람의 목소리는 어땠을까. 영국 연구진이 고대 이집트 사제의 미라를 분석해 목소리를 복원했다. 로열홀로웨이 런던대학교, 요크대학교, 리즈 박물관 공동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공동 연구진은 리즈 박물관이 소장한 고대 이집트 사제 '네시아문(Nesyamun)'의 미라를 분석했다. 네시아문은 기원전 11세기 람세스 11세 파라오 때 사제로 50대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미라의 발성기관인 후두와 입술 사이에 있는 발성 통로(성도·聲道) 부위를 촬영했다. 성대와 같은 발성기관은 단단한 뼈와 다르게 연한 조직이라 손상되기 쉽지만 네시아문의 미라는 보존 상태가 좋아 CT 촬영이 가능했다.

조선비즈

기원전 11세기에 살았던 고대 이집트 사제 ‘네시아문(Nesyamun)’의 미라를 컴퓨터단층촬영(CT)하는 모습. 연구진은 미라의 발성기관 CT를 바탕으로 네시아문의 생전 목소리를 복원했다. /사이언티픽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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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를 토대로 발성 통로 부분을 3D(입체) 프린터로 인쇄했다. 이 모형과 컴퓨터를 이용해 소리를 내는 인공 후두를 연결해 미라의 목소리를 구현했다. 성대를 통과해 나는 소리는 사람마다 고유하기 때문에 이 목소리는 미라의 생전 목소리에 가까운 것이다. 복원된 소리는 약 1초간 지속하며 '에~'라고 들린다. 가디언은 "영어 단어의 '나쁜(bad)'과 '침대(bed)'의 중간 '에' 발음"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미라의 혀 조직은 남아 있지 않아 네시아문의 실제 목소리와 완전히 같다고는 할 수 없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후속 연구를 통해 네시아문이 종교의식 때 부른 노래도 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한 기자(jhyo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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