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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한국, 일본처럼 미국 일변도 어렵지만…축은 미국에 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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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니시 교토대 교수

아베, 트럼프와 친분이 쿠션 역할

미·중 비중 8대2서 7대3 조정 중



트럼프 ‘아메리카 퍼스트’ 3년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 정책에 세계는 몸살을 앓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의 경찰’이던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들어 자유주의 국제 질서를 앞장서서 파괴하며 지구촌은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았다. 동맹을 무시하고 미국의 이익만 앞세우는 트럼프 정권에 대해 세계 각국은 자국 상황에 맞춰 대응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대응 방안은 한국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미국 대선의 해인 2020년 미국의 움직임과 이에 맞서는 중국·일본의 대응 방향을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알아본다.

중앙일보

나카니시 교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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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대표하는 국제정치학자인 나카니시 히로시(中西寬) 교토대 교수는 지난 10일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 속에서도 긴밀한 미·일 관계가 유지된 이유에 대해 “정상 간 의사소통, 오랫동안 지속한 엘리트 간 교류가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나카니시 교수는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대화를 통해 충격을 완화하는 쿠션 역할을 하면서 미국의 진의를 탐색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무엇을 하려고 할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다”며 “주한미군 철수를 포함해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고 나올 가능성도 제로는 아니다”고 우려했다.

Q : 미국 제일주의는 계속 이어지나.

A : “트럼프 정권이 이어지는 한 변화가 없을 것이다. 민주당이 집권한다면 트럼프처럼 기존의 질서를 정면으로 부수지는 않겠지만 군사적 역할 축소, 보호무역 경향은 이어질 것이다.”

Q : 자위대를 중동에 독자 파견했다.

A : “일본은 미국 주도의 연합체엔 들어가지 않았지만 자위대를 보내 미국에 성의를 표시했고, 이란과의 채널도 유지하는 타협점을 찾았다.”

Q : 국민은 미·일 관계를 지지하나.

A : “국민의 생각은 미·중 대립 속에서 당연히 미국과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일변도다. 미국 대통령이 평범한 대통령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과의 관계 유지가 더 중요하다는 점도 알고 있다.”

Q : 한국은 방위비 분담금 압박을 받고 있다.

A : “미국이 일본에 방위비 분담금을 4배, 5배 내라 할 경우 (법률·제도에서) 근거가 없는 부분까지, 예를 들면 미군 병사의 급료까지 부담할 수는 없다. 분담금을 4배로 올리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미국산 무기 구매를 늘리고, 기지 이전비나 훈련 비용 부담을 늘리는 선택을 할 것이다.”

Q : 미·중 갈등 국면에서 일본 전략은.

A : “‘미국이냐 중국이냐’의 선택에선 미국밖에 답이 없다. 하지만 재계에선 ‘중국과의 관계도 안정적으로 가져가자’는 의견이 있다. 시진핑 주석의 국빈 초청도 그런 맥락이다. 지금까지 8대 2였다면 이를 7대 3 정도로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Q : 한국은 어떻게 하면 좋은가.

A : “일본과는 지정학적 위치가 달라 ‘미국 일변도’는 어렵다. 그렇다고 5대 5로 균형을 잡으려 하면 미·일 양쪽에서 압박을 받기 쉽다. 축을 한쪽(미국)에 걸어놓아야 다른 나라(중국)와의 관계에서도 방향성이 나온다. 축을 중국에 두면 한국의 전후 정체성도 바뀌게 된다. 중국과 같은 정치체제가 되는 건 한국인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교토=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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