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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에 빠진 베이징…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3천명 코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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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에 전염병 겹쳐 텅 빈 베이징 도심

장거리 버스 운행 중단…관광지·다중이용시설 폐쇄

지하철역에선 방역요원 체온 측정

아침부터 마트 북새통…물가 폭등에 사재기 조짐도

방역 수위 높이는 중 당국, “연휴 연장·개학 연기”

리커창 총리 우한 전격 방문…불안·불신 여론 달래기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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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에 전염병까지 겹치면서 27일 오전 베이징의 거리가 텅 비었다. 인적도 차량도 끊겨 침묵에 잠긴 도심에선 새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드문드문 마주치는 사람들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 눈만 보인다.

환기를 위해 통풍을 강화한 지하철 안에선 냉기마저 느껴졌다. 베이징 중심가 지하철 2호선 건국문(젠궈먼)역 2번 출구 쪽 개찰구를 빠져나오자 흰색 방호복 차림에 마스크와 고글까지 갖춘 방역요원 2명이 역 들머리 검색대 앞에 서 있다. 장갑을 낀 손에는 체온계가 들려 있다. 베이징시 당국은 전날부터 시내 주요 지하철역 35곳에 방역요원을 배치해 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기 시작했다. 고온 증세를 보이면 곧바로 격리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이미 하이뎬(16명)·차오양(11명)·창핑(7명)구 등 베이징 전역에서 모두 68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시 당국은 방역 수위를 더욱 높여, 베이징 경계를 벗어나는 시외 장거리 버스 운행이 중단됐다. 바다링·무톈위 등 만리장성 구간을 비롯한 외곽 주요 관광지는 물론이고, 이화원·자금성 등 시내 주요 관광지와 극장·박물관·도서관 등 다중이용시설도 잠정 폐쇄됐다. 전날엔 온라인을 중심으로 베이징도 우한처럼 ‘봉쇄’될 것이란 소문이 퍼지면서, 시 당국이 나서 “봉쇄는 없다”고 공식 해명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바이러스만큼 빠르게 불안과 불신이 퍼지고 있다.

이날 아침 막 영업을 시작한 차오양구 왕징의 한 슈퍼마켓은 손님으로 꽉 들어차 있었다. 계산대 앞에 길게 줄을 늘어선 이들은 카트를 먹을거리로 가득 채웠다. 양파와 배추 따위를 만지작거리던 50대 여성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전더 구이더.”(정말 비싸다.) ‘명절 물가’에 ‘전염병 물가’까지 얹어지면서 신선식품류 대부분의 가격이 평소보다 2~3배는 뛰었다. 그럼에도 일부 채소와 고기류 진열대는 벌써 비어 있다.

후베이성 성도 우한에서 지난달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에 가속이 붙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만 지난 25일 오전 1천명, 26일 오후 2천명을 넘어선 확진자는 27일 오후 6시 현재 2804명을 기록하며 3천명에 다가서고 있다. 사망자도 전날보다 24명 늘어난 81명을 기록했다.

여전히 우한(698명)을 비롯한 후베이성이 1423명으로 확진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광둥(146명)·저장(128명)·허난(128명)·후난(100명)성과 충칭(110명) 등 5개 성급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100명대를 넘어섰다. 전국적으로 의심환자가 5794명, 확진자 밀접 접촉자도 3만명이 넘어 확산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중국 지도부는 대응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춘절(설) 당일인 25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주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전쟁’을 선포한 데 이어, 26일엔 리커창 국무원 총리 주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 영도소조(전담 지도부) 회의를 열어 △춘절 연휴 2월2일까지 사흘 연장 △각급 학교 개학 잠정 연기 등을 결정했다. 또한 중국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차단을 위해 603억3천위안(약 10조2천억원)을 긴급 투입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중국 중앙정부의 결정과 별도로 상하이시 당국은 27일 수도·전기·가스·통신 등 필수 공익사업장과 질병예방·통제 관련 업종을 제외한 관내 모든 기업에 2월9일 이전 업무 재개를 할 수 없도록 했다. 중앙정부 방침보다 춘절 연휴를 1주일 연장한 것이다. 상하이 당국은 2월17일 이전엔 각급 학교 개학도 할 수 없도록 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 <한겨레>는 앞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감염증’ 관련 기사와 제목에서 ‘우한 폐렴’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해당 감염증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명명한 바 있으며, 새로 발병되는 바이러스 이름을 붙일 때 불필요한 편견을 유도할 수 있는 특정 지역이나 동물 이름 등을 피하도록 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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