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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벤치의 울보’ 막내 신유빈, 위기의 여자탁구 도쿄로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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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부활 결승 프랑스전 2승 책임



경향신문



벤치에서 울먹이던 막내 신유빈(16·청명중·사진)이 추락하던 한국 여자탁구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추교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탁구대표팀은 27일 포르투갈 곤도마르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2020 도쿄 올림픽 세계 단체전 예선 2라운드 패자부활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3-1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9회 연속 남녀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최근 여자 탁구가 거듭된 악재로 어려움에 빠졌던 터여서 분위기 반전을 기대할 수 있는 경사였다. 여자대표팀은 유남규 전 감독이 국가대표 선발 방식과 관련해 기존 선수들과 내홍을 겪으면서 이번 대회 직전 물러난 데다 대회 들어서도 16강 북한전에서 1-3으로 패배해 패자부활전까지 몰려 있었다.

벼랑 끝에 선 한국 여자탁구를 살려낸 주인공은 신유빈이었다. 미래 발전 가능성을 감안해 추천 선수로 발탁된 그는 긴장한 나머지 벤치에서 슬며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이따금 보였다. 하지만 코트에 나서면 거짓말처럼 매서운 공격으로 세계 최고의 랭커들을 무너뜨렸다.

신유빈은 북한을 상대로 유일한 승리를 따내면서 가능성을 입증하더니 패자부활전 마지막 고비였던 프랑스전에서도 홀로 2승을 책임졌다.

신유빈은 최효주와 짝을 이룬 1복식에서 프랑스의 스테파니 뢰이에트-지아난 유난 조에 3-1 역전승을 거뒀고, 4단식에서는 마리 미고를 3-0으로 완파하며 올림픽의 꿈을 스스로 잡아냈다. 추 감독은 “프랑스와의 결승에선 복식 비중이 컸는데 그 경기를 잡으면서 수월한 출발이 가능했고, 마지막 단식에선 신유빈이 어린 나이에도 대범한 마무리를 보여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유빈이 지금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올림픽 메달이라는 꿈에도 다가설 수 있다. 그는 설 연휴를 반납한 채 올림픽 티켓을 따냈으나 곧바로 독일로 날아가 오픈 대회에 참가한다. 그리고 31일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3월 부산에서 열릴 세계선수권 준비에 돌입한다. 신유빈은 “몸은 조금 힘들지만 지금 탁구만 생각하는 게 너무 즐겁다”며 “이젠 그만 울고, 웃을 일만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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