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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트럼프 '바이든 수사와 우크라 원조 연계' 볼턴에 지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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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볼턴, 출간 앞둔 회고록서 주장"…민주 "볼턴, 탄핵 증인석 세워야"

트럼프 "볼턴에게 그런 말 안 해…책 장사 의도일 뿐"

연합뉴스

2018년 5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앞)을 지켜 보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 심판의 '결정적 한방'이 될지 모르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증언은 아직 성사되지 못했지만, 볼턴이 트럼프 대통령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내용을 곧 출간될 회고록에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볼턴이 오는 3월17일 출간 예정인 회고록 '상황이 벌어진 방; 백악관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와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등 민주당 대선 주자의 수사를 연계하기를 원했다고 기술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볼턴은 최근 회고록 원고를 검토용으로 자신의 측근과 백악관에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8월 볼턴에게 '우크라이나 수사당국이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父子)에 대한 수사에 협력할 때까지 원조를 계속 보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는 게 회고록 원고를 본 인사들의 전언이다.

볼턴은 또 작년 7월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전화통화 후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가 '비선 외교'를 벌이는 데 우려를 제기했고, 정상 간 통화에서 바 법무장관도 거론됐음을 바 장관에게 알렸다고 회고록에 쓴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7월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바이든 부자에 대한 수사를 종용한 사실이 작년 9월 익명의 내부고발을 계기로 드러났다. 이른바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이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원조를 지렛대 삼아 외국 정부에 야당 후보 수사를 요구함으로써 헌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탄핵 소추에 나섰다.

이에 맞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수사 요구에 어떤 대가성도 없었으므로 직권 남용 혐의는 터무니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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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변호인단 · 공화당, 볼턴 '폭탄 증언' 고민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보도된 볼턴의 회고록 내용이 사실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원조와 정략적 이익을 연계한 것이며, 탄핵 심판에서 트럼프 변호인단의 '대가성 없음' 주장도 큰 타격을 받게 된다.

NYT가 볼턴의 회고록 원고를 직접 인용하지 않고 전언 형식으로 보도한 데 비춰 NYT는 원고를 직접 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탄핵심판의 '원고'격인 민주당은 볼턴을 상원에 출석시켜 '폭탄' 증언이 나오기를 원하지만 상원에서 4표가 부족해 현재까지 증인 채택에 성공하지 못했다.

볼턴이 증인으로 상원에 출석한다면 회고록에 담긴 내용을 진술할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망했다.

앞서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에도 의회가 소환장을 보낸다면 그에 응해 증언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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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바이든 의혹' 조사 거론 (PG)
[권도윤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를 빚다 작년 9월10월 경질됐으며,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을 경질한 바로 다음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승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도된 볼턴의 회고록 내용을 트위터를 통해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바이든 부자를 포함해 민주당원 조사와 우크라이나 원조를 연계하라고 존 볼턴에게 결코 말하지 않았다"며 "실상은, 그가 공개적으로 물러나면서도 이 문제를 따진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존 볼턴이 그렇게 말했다면, 그건 단지 책을 팔기 위해서다"라고 주장했다.

줄리아니 변호사는 볼턴의 회고록 내용 보도에 관한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나는 전에 존(볼턴)을 좋아하고 존경했으며, 그가 무책임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잘못 알고 있다고 얘기하곤 했다. 내가 틀렸던 것"이라고 휴대전화 문자로 답변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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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 백악관에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왼쪽)의 발언을 듣는 트럼프 대통령(오른쪽)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민주당은 볼턴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존 볼턴이 증거를 갖고 있다. 존 볼턴과 믹 멀베이니(백악관 비서실장) 등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직접적으로 보고 들은 사람들이 상원 탄핵 심판에서 증언하게 하는 것은 공화당 의원 4명에 달렸다"고 트위터에 썼다.

회고록 내용 유출 경위에 관해 볼턴 측은 백악관에 책임을 돌렸다.

볼턴의 참모인 세라 틴슬리는 "대사(볼턴)는 국가안보위원회(NSC)가 원고를 검토할 수 있도록 몇주 전 원고 출력물을 백악관에 전달했으며 다른 이에게는 주지 않았다. 이상"이라고 말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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