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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중국인 입국 금지” “확진자 주소 공개”…번지는 ‘우한 폐렴 포비아’ [‘우한 폐렴’ 급속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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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금지’ 靑 국민청원 45만명 넘어 / “감염자 구체적 활동·거주지역 밝혀라” / 지역 맘카페 불안감 호소 글 쏟아져 / 충남도, 3000명 규모 유커 유치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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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마스크를 쓴 외국인 관광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한 소문이 커지면서 전국에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중국인의 입국 금지를 요청하는 청원글에 지지가 45만명을 넘어섰다.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과 관련해 중국인의 한국 입국을 금지해 달라는 청원이 지난 23일 올라와 나흘 만인 이날 오후 5시 기준 참여인원이 45만명을 넘어섰다. 전날 오전 4시쯤 2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37시간 만에 2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청와대가 답변을 하는 기준은 20만명이다.

우한 폐렴의 국내 세 번째 확진자가 입국 후 이틀간 지역사회를 돌아다닌 사실이 역학조사에서 드러나면서 해당 지역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특히 해당 지역으로 추정되는 곳의 맘카페 등에서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글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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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에 우한 폐렴과 관련해 면회 제한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질병관리본부는 이 확진자의 구체적 활동지역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지만 그가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23∼24일 이틀간 지역사회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원 수 31만명의 일산의 한 맘카페에는 확진자의 입국 경로와 모친 아파트 주소 등을 추정하는 글이 올라왔다.

다른 지역의 맘카페에도 확진자의 거주지역 등을 공개하라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 회원은 “(확진자가 활동한) 지역이 어디인지 알아야 경계할 수 있는데 예방조차 할 수 없게 국민들 눈과 귀를 막는 것같이 느껴진다”며 “이러다 아이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도 망설여지게 될까봐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일부 회원은 확진자의 이동경로 동선을 공개하라는 국민청원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에도 ‘우한 폐렴’ 유입을 막기 위한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저지를 위해 지난 20일부터 방역대책반을 구성해 24시간 대응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7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좀 전에 (정세균) 국무총리를 모시고 서울시립보라매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하고 왔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의 확진자가 증가할 것을 대비해서 준비상황을 체크해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번 메르스의 값진 경험을 잘 살려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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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응하기 위해 27일 서울 보라매병원을 방문해 선별진료소에서 준비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박 시장은 지난 26일 서울시청에서 가진 긴급 대책회의에서 “늑장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며 선제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시 확진자는 1명에 불과하지만 심각성을 고려해 보면 훨씬 더 선제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며 공공장소에 열화상 감시카메라와 손 소독기를 설치하는 등 구체적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3000명 규모의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포기했다. 도는 최근 중국 상하이(上海), 산둥(山東)·지린(吉林)성에 충남 방문 일정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충남도는 이번 관광객 유치 취소 결정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당분간 중국 관광객 유치 활동을 보류하기로 했다.

김선영·송민섭·김정모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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