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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트럼프가 바이든 수사 도울 때까지 우크라이나 원조 말라고 했다"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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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출간을 앞둔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조 바이든 부통령에 대한 조사를 도울 때까지 군사 원조를 미루라"고 직접 언급했다고 폭로했다. 이 폭로가 공화당 내 온건파를 자극해 탄핵 심판 판도를 뒤집을 지 주목 된다.

조선일보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 조선일보DB

26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볼턴이 출간할 예정인 책 초고를 본 측근들의 말을 인용해 "지난해 8월 볼턴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3억9100만달러의 군사 원조가 미뤄지는 것에 대해 우려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과 우크라이나의 힐러리 클린턴 지지자들과 관련한 러시아 조사에 대해 그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자료를 넘길 때까지 어떤 지원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폭로가 보도 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나는 존 볼턴에게 바이든을 포함해 민주당에 대한 조사를 우크라이나 원조와 연계하라고 말한 적이 없다"며 "사실 그는 임기 중에 이것에 대해 불평한 적이 없다. 만약 존 볼턴이 이렇게 말했다면 그건 오직 책을 팔기 위해서 그런 것"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나는 우크라이나가 재블린 미사일을 살 수 있도록 허용했다"며 "나의 행정부는 이전 행정부보다 훨씬 잘해왔다"고 했다.

◇ "폼페이오도 줄리아니 우려…윌리엄 법무장관에게도 우려 전달"

볼턴은 자신을 비롯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이자 우크라이나 외교 정책의 비선 실세로 불리는 루디 줄리아니에 대해 우려했다고 책에 썼다. 트럼프와 30년 지기인 줄리아니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인물 중 하나다.

볼턴은 책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줄리아니가 마리 요바노비치 전 주 우크라이나 대사를 흠집내려고 한 주장들이 "근거가 없다"고 개인적으로 인정했다고 썼다. 폼페이오는 볼턴에게 "줄리아니는 요바노비치의 반부패 정책이 그의 고객들을 타깃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녀가 나가기를 바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작년 4월 본국으로 소환된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사는 하원 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에 바이든 수사를 요구하라’고 독촉한 줄리아니의 지시를 거부한 뒤 해임됐다고 주장했다.

볼턴은 자기 자신도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게 줄리아니가 대통령을 대신하는 자신의 업무를 개인 고객을 돕는 데 사용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한 7월 25일 이후 윌리엄에게 대통령에 대한 줄리아니의 영향력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고 썼다.

NYT에 따르면 볼턴은 스스로 이 사안에 대해 유의미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트럼프에 대한 상원 탄핵 표결이 이뤄지기 전 증언대에 서고 싶어 한다고 한다. 만약 탄핵 심판 이후에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발언을 하게 될 경우 책 판매량을 늘리려고 (트럼프의) 유죄를 입증하는 자료를 내놓지 않았다고 비난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볼턴 폭로, 탄핵심판 판도 뒤집을 공화당 ‘4표’ 끌어낼까

NYT는 이 폭로가 트럼프 탄핵 심리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상원 의석 수가 공화당 53석, 민주 45석, 무소속 2석인 점을 감안하면 공화당에서 이탈표 4개가 나오지 않는 한 새로운 증인이나 증거 채택은 물론 최종 탄핵 표결도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해왔다. 지난 21일 민주당은 볼턴 등을 새로운 증인으로 채택하는 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공화당의 반대로 부결 됐다.

볼턴의 증인 채택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단과 탄핵소추위원단의 변론이 마무리되면 다시 논의될 수 있다. NYT 보도가 나온 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존 볼턴이 증거를 갖고 있다. 존 볼턴과 믹 멀베이니(백악관 비서실장) 등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직접적으로 보고 들은 사람들이 상원 탄핵 심판에서 증언하게 하는 것은 공화당 의원 4명에 달렸다"고 트위터에 썼다.

볼턴은 지난해 9월 10일 강한 의견 충돌을 이유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서 경질 됐다. 트럼프는 당시 트위터에 "나는 지난밤 존 볼턴에게 그가 일하는 것이 백악관에서 더는 필요하지 않다고 알렸다"고 그의 경질 사실을 알렸다. 수퍼 매파로 불리는 볼턴은 북한과 이란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와 사사건건 의견 충돌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질된 이후 볼턴은 트럼프의 외교 정책에 대해 대외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트럼프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을 당시 백악관 핵심 참모로 발언 신뢰도가 높고, 트럼프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어 스스로도 증언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쳐 탄핵 심판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로 주목 받아 왔다.

[이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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