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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함께 떠난 NBA 전설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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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7월 26일 브라이언트와 딸 지아나가 다정하게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열린 수영대회를 관람하는 모습.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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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 코비 브라이언트(미국)가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42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20년을 한 팀에서 뛰며 팀을 5차례나 NBA 정상에 올려놓고 올스타 선발 18회, 득점왕 2회 등 화려한 이력을 남겼던 브라이언트의 사망 소식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로이터와 AFP통신 등 외신들은 브라이언트가 26일(현지시간) 아침 자신의 전용 헬리콥터를 타고 가던 중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사스에서 헬기 추락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보안관실은 이 사고로 총 9명이 사망했고 생존자는 없다고 밝혔다.

특히 사망자 중에는 브라이언트의 13세 딸 지아나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평소 딸에 대한 사랑이 극진하기로 알려진 브라이언트는 이날도 딸의 농구시합에 가는 길이었다고 CNN이 보도했다. 지아나는 과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농구시합을 하는 동영상을 올리고, 아버지로부터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2016년 은퇴한 뒤 지아나가 속한 중학교 농구팀을 지도할 정도로 딸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온 브라이언트는 방송 출연과 SNS 등을 통해 딸의 실력을 자랑하곤 했다. 그는 “지아나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선수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프로선수가 되면 응원하러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부녀는 지난 2019년 NBA 경기를 다정하게 관람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브라이언트는 생전에 한 인터뷰에서 “아들이 없으니 딸이 자신의 뒤를 잇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아나는 브라이언트의 4명의 딸 중 둘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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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미국프로농구(NBA) 올스타전에서 경기 전 몸을 풀다가 딸 지아나를 끌어안는 브라이언트.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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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트 역시 NBA 선수였던 아버지 조 브라이언트의 피를 물려 받아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교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NBA에 진출한 ‘농구 신동’이었다. 199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3순위로 샬럿 호니츠에 지명된 그는 2주 만에 LA 레이커스로 트레이드 됐고, 이후 2016년 은퇴할 때까지 선수 생활의 전부인 20년을 한 팀에서만 뛰었다.

NBA 통산 득점은 3만3,643점으로 카림 압둘 자바, 칼 말론,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에 이어 NBA 역사상 네 번째로 많다. 5위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다. 브라이언트는 생전 마지막 트윗으로 “킹 제임스(르브론)가 그 게임(농구)을 계속 진전시키고 있다. 내 형제에게 많은 경의를 표한다”고 적었다. 사망하기 하루 전날인 25일 제임스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개인 통산 득점을 3만3,655점으로 늘려 자신을 넘어선 것에 대한 찬사였다.

그는 2006년에는 토론토 랩터스를 상대로 81점을 몰아넣어 1962년 윌트 체임벌린의 100득점 다음 가는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 기록을 세우고 ‘Mr. 81’이란 닉네임도 얻었다. 정작 그가 좋아했던 별명은 블랙 맘바(아프리카에 사는 독사)였다. 2016년 4월 유타 재즈와 은퇴 경기에서는 혼자 60점을 퍼부은 뒤 팬들을 향해 ‘맘바 아웃’이라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팬들도 소셜미디어에 그의 이름 대신 ‘R.I.P.(Rest In Peaceㆍ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 때 사용하는 말) Mamba’를 적으며 추모하고 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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