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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처형설' 김정은 고모 김경희, 6년여 만에 재등장 '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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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수술과 치료로 공개활동 장기 중단

태영호 "후견정치 종말, 김정은 홀로서기 서막"

'백두혈통' 결속·김씨 일가 화합 대내외 과시

'정면돌파전'에 힘 실어주기 위한 것 해석도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가 남편 장성택 처형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 전 비서는 지난 2013년 9월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후 두문불출했다. 약 6년 4개월 만인 지난 25일 삼지연극장에서 열린 설 명절 기념공연을 김정은·리설주·김여정 등과 함께 관람함으로써 공식석상에 재등장했다.

김 전 비서는 김일성 주석의 딸이자 김정은·김여정 남매의 고모다. 김정일 체제에서 핵심 인사로 활동했다. 김정은 집권 후에도 후견인 역할을 해왔지만 장성택이 2013년 12월 처형된 이후 공개석상에서 사라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숙청설까지 나돌았다.

김 전 비서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김경희의 건강과 관련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태 전 공사는 블로그를 통해 “김경희 라인은 대부분 70·80대로서 김경희보다 조금 위거나 동년배들인데, 김경희 라인의 많은 간부가 집으로 들어갔다”며 “이렇게 꼰대·수구세력이 빠지고 김경희의 입김도 빠지면 김정은·김여정 등 김씨 일가 3대가 독자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경희의 등장은 후견 정치 종말을 선언하고, 김정은 홀로서기의 서막을 선포한 것”이라고 했다.

이데일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설 당일인 지난 25일 삼지연극장에서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명절 기념공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 부부 옆 자리에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파란색 원)가 자리하고 있다. 그의 공개석상 등장은 2013년 9월 9일 이후 처음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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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김 전 비서는 수술과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에 따르면 그는 2012년 싱가포르 병원에 입원한 바 있다. 2013년 5월에는 파리에서 뇌종양으로 치료를 받았다. 같은 해 9월부터 11월까지는 러시아에서 발가락이 휘는 문제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12월 15일 발표된 김국태 국가장의원회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후 스위스에서 치료를 받은 후 귀국했지만 건강상태가 더욱 악화돼 장기간 입원을 했었다는 관측이다.

정 센터장은 “김경희의 건강상태는 한 때 매우 위중했지만 현재는 상당히 회복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의 공개활동 장기 중단은 장성택 처형보다는 건강 문제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 센터장 또한 김 전 비서가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현재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에서 어떠한 직책도 맡고 있지 않고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및 후보위원 32명 중 아직 남아있는 과거 인물은 최룡해가 전부일 정도로 북한 핵심 엘리트가 전면 교체됐다는 것이다.

정 센터장은 “김경희의 재등장은 장성택 처형과 김정남 암살 이후 김정은 가족의 불화와 갈등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백두혈통의 결속과 김정은 가족의 화합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며 “김정은의 정면돌파전에 대내적으로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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