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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성장률 또 할퀴나…사스·메르스 악몽 재현될까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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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항공·숙박·MICE 등 관광산업 타격 집중…G2 긴장 완화로 볕든 소비심리 위축시 경기회복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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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중구 서울역에서 마스크를 쓴 귀경객들이 집으로 향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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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일명 우한폐렴)으로 가깝게는 2015년 발생해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멀게는 2002~2003년 발생했던 사스사태 악몽이 재현되지 않을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가장 빠르게 타격을 입는 분야는 관광이다. 각국에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이동제한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 항공, 숙박, 해운업계나 마이스(MICE·대형 박람회) 산업 등에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 당국은 27일부터 국내외 단체여행을 전면 금지한 상태다.

2017년 사드갈등으로 급감한 후 최근 회복세였던 방한 중국인 관광객수 추이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중국인 관광객수는 551만명으로 2018년 기록(479만명)을 넘어섰다. 사드갈등이 본격화되기 전인 2016년(807만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적은 숫자지만 회복세가 꾸준했다.

특히 한중 양국 정부는 올해 상반기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한한령(한류 제한령)이 풀리길 기대했던 관광, 유통업계의 표정이 다시 어두워질 전망이다.

국내 소비심리도 위축될 수 있다. 야외활동이 줄어들면서 숙박·외식, 도소매업, 스포츠·여가업 등 서비스업에 타격이 예상된다. 관련 고용이 일시적으로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소비자심리지수는 미중 무역분쟁 완화 등 영향으로 두 달째 기준선(100)을 넘으며 '낙관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00.4를 기록했던 소비자심리지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다시 기준선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

국내에서 메르스 피해 우려가 절정에 달했던 2015년 6월 소비자심리지수(97.7)는 전월대비 7.1포인트 떨어졌다. 2015년 4~5월 오름세를 보이던 소비자심리지수가 메르스를 만나면서 낙관과 비관을 가르는 100선을 한 번에 깨고 내려갔다. 방역당국이 그해 7월말 사실상 메르스 종식을 선언하면서 소비자심리는 8월부터 다시 100선을 넘겼다.

메르스 피해가 확산됐던 2015년 2분기 GDP는 전기대비 0.2% 증가에 그쳤다. 전분기(0.9%)에 비해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정부는 당시 경기둔화, 가뭄 대응을 위한 12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메르스 대응 및 피해업종 지원은 2조5000억원 규모)을 편성하기도 했다. 한국은행도 당시 기준금리를 1.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다행히 메르스 사태가 빠르게 수습되면서 그해 3분기 성장률은 1.5%로 크게 개선됐다.

사스 충격은 더 컸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2003년 확산된 사스가 그 해 2분기 한국 경제성장률(-0.2%)을 1%포인트 떨어뜨렸다고 분석한 바 있다.


피치 "당장은 신용등급 영향 無…장기화시 관광의존도 높은 기업·국가 하향 조정 위험"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25일 "국가나 기업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우판 코로나바이러스의 피해 규모가 상당히 커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되고, 피해 규모가 커질 경우에는 신용등급에 분명한 리스크 요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치는 "항공이나 카지노, 숙박, 레저 산업은 소비자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유행병이 취약하다"며 "신종 바이러스 사태가 급격히 확산될 경우 여행산업과 관련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 거시경제에 충격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취약국가들로는 태국, 베트남, 싱가폴, 홍콩, 마카오 등을 꼽았다.

태국의 경우 2018년 기준 전체 관광객 중 중국인 비중이 27.6%,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5%에 달했다.

한국은 2019년 기준 전체 관광객 중 중국인 비중이 34.7%, 전체 GDP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2017년 기준)였다.

한고은 기자 doremi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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