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美대사관에 또 떨어진 로켓포 3발…“최소 1명 부상”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미군, “피해 없어”

이라크 바그다드에 위치한 미국 대사관이 26일(현지시간) 또 다시 로켓포 공격을 받았다. 미 대사관 인근에 떨어진 로켓포는 총 5발이며, 이 중 3발이 대사관을 직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 정부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최소 1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으나, 미군 측은 “사상자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주 바그다드 미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로켓포 5발 중 3발이 대사관을 직격했으며, 이 중 1발은 저녁식사 시간 무렵 대사관 구내식당에 낙하했고 최소 1발은 부대사의 거주지 인근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한 이라크 정부 고위 관계자는 AFP에 ‘이번 공격으로 최소한 1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AP통신도 익명의 이라크 보안군 관계자를 인용해 로켓포 1발이 대사관 담장 안쪽에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군 측 설명은 다르다. 앞서 미군은 카투사 로켓 5발이 미 대사관 인근 강둑에 떨어졌으며, 심각한 피해도 없다고 발표했다. 합동군 사령부와 이라크 보안군도 성명을 통해 “사상자는 없다”고 못박았다.

주 바그다드 미 대사관이 공격을 받은 건 이달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다. 앞서 지난 20일에도 로켓포 3발이 대사관 인근에 낙하한 바 있다. 미 대사관을 향한 로켓포 공격은 최근 몇 달 째 이어지고 있다. 주 바그다드 미 대사관은 고도 경비 구역인 ‘그린존’ 안에 위치하고 있다. 이날 공격은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 기자들은 현지시간으로 오전 7시30분쯤 티그리스 서안에서 폭발음을 들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31일 주 바그다드 미국 대사관에 난입한 이라크의 친이란 시위대. 바그다드=AP·연합뉴스

이번 공격의 주체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AFP통신은 이라크가 미국과 이란의 주고받는 공격 속에 끼어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미군은 약 한 달 전 이라크 북부기지가 공격받아 미국인 도급업자가 사망하자 친이란 성향의 시아파 민병대인 카타입 헤즈볼라에 보복 공격을 가했다. 이어 지난 3일에는 이란 군부의 거물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폭격해 살해했다. 이에 이란은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기지들에 미사일 공격을 단행하는 식으로 반격에 나섰다.

아델 압둘 마흐디 이라크 총리와 무함마드 알할부시 하원의장은 이날 미 대사관이 공격당했다는 소식에 “(공격을 한 주체가) 나라를 전쟁으로 끌고 들어가려 한다”며 “이라크 정부가 모든 외교관저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바그다드와 이라크 남부 주요 도시들에선 이날도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계속됐다. 이날 바그다드 칼리니 광장에서 열린 시위에서는 보안군의 강경 진압으로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 전역에서는 최소 28명의 시위 참가자가 부상했다고 한다. 이라크 보안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 등을 쏜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부패 청산과 경제난 해결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지금까지 군대와 경찰의 발포 등으로 450여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