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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집중점검①]"서울 집값, 상반기 하향 안정세…비규제 수도권, 풍선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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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이후 부동산 시장 전문가 진단…"비강남권 하락 전환 시간 필요"

"총선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것…하반기 다시 상승 가능성 높아"

뉴스1

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 2020.1.23/뉴스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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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12·16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는 지난해 5월 말 이후 약 8개월 만에 처음으로 동반 하락했다. 관심사는 하락세 확산과 지속 여부다.

전문가들은 12·16 대책과 추가 규제 가능성을 고려해 상반기 가격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자금으로 9억원 이하 주택과 수도권 비규제 지역에서 '풍선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뉴스1>은 '2020년 설 연휴 이후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한 전문가 5인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적어도 올해 상반기는 서울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한 12·16 대책의 약발이 최근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고, 오랜 기간 상승세에 따른 피로감도 쌓였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2·16 대책 발표 이후 매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0.2%에서 0.03%까지 둔화했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해 있고 투자 수요가 높은 강남3구 집값은 지난해 5월 말 이후 처음으로 동반 하락했다. 12·16 대책의 초점이 강남3구에 맞춰지면서 이 지역에 효과가 먼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상반기 서울 부동산 시장은 규제 약발로 상승세가 꺾이고, 다주택자의 10년 이상 보유 주택의 양도세 중과세 면제로 매물이 나오면서 가격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양지영 양지영R&C 연구소장도 "다주택자의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대출 규제와 보유세로 매수자도 선뜻 나서지 못해 가격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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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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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3구를 제외한 비강남권 하락 전환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비강남권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풍선 효과로 약세 진입은 곧바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시중에 갈 곳 없는 부동자금이 여전히 아파트 시장을 기웃거린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나 신축 고가 아파트 거래가 크게 위축하지만, 저금리와 풍부한 부동자금이 서울 등 특정 주택시장에 집중되거나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 랩장은 서울 집값은 급격한 가격 조정을 보이기보다는 강보합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로 갈수록 서울 집값의 상승세가 다시 확대하며 특히 정부 규제가 근본적인 시장 안정화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대중 교수는 "주택시장 규제가 단기적으로 집값 상승을 막을 수 있으나, 중장기적인 대책은 되지 못할 것"이라며 "하반기로 가면서 입주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불안감으로 가격이 강보합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5인의 전문가 모두는 수도권 비규제 지역은 서울과 달리 오름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12·16 대책 발표 후 서울 집값은 상승세가 매주 둔화하고 있으나, 그동안 집값 상승과 거리가 멀었던 수원과 용인은 오히려 상승폭을 키웠다.

감정원에 따르면 수원 집값 상승률은 최근 2주 연속 상승세를 확대해 20일 기준 1%까지 치솟았다. 비규제 지역인 수원 권선구와 영통구는 각각 1.52%, 1.02%를 기록했다. 9억원 이하 주택 풍선 효과가 서울보다는 수도권 비규제 지역에서 보인 셈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인근의 신도시와 수도권 저평가 지역을 중심으로 '갭 메우기(가격 따라잡기)'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정부 규제로 고가 주택 약세가 본격화하면 투자심리 위축으로 풍선 효과는 단기 이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시장이 기대하는 '4월 총선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해 개발 공약을 쏟아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총선은 일회성 이벤트에 불과해 너무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일부 개발 공약으로 토지 시장은 다소 불안할 수 있으나, 주택 시장은 활성화 대책보다 안정화 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집주인 입장에서는 호재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반적인 시장 흐름이 울퉁불퉁한 모습"이라며 "전체 거시 지표를 보고 판단하기보다는 입주 물량 등을 고려해 판단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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