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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독일에선 축구도 친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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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베르더 브레멘 홈구장. 베르더 브레멘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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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월드컵에서 4회 우승한 축구의 나라이자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녹색당이 자리잡고 있는 환경의 나라다. 올해 창당 40주년을 맞은 독일 녹색당은 지난해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사민당을 제치고 제2당으로 떠올랐다. 2021년 총선에서는 녹색당 출신 총리가 탄생할지 모른다는 예측도 나온다. 이런 독일에선 축구도 친환경이다. 독일 프로축구 리그인 분데리스리가 소속 구단들은 우승만이 아니라 지구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DW)는 “오늘날 독일 모든 분데리스리가 축구팀은 환경에 대한 구단의 책무를 잘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인츠는 기후중립 클럽을 자처한다. ‘기후중립’(climate neutral)이란 온실가스 배출량과 감축량이 서로를 상쇄하도록 해 순배출량 ‘제로(0)’를 달성한다는 뜻이다. 마인츠는 지난해 9월 원정 경기 응원에 나선 팬들의 자동차 이용을 줄이기 위해 팬들 500명에게 기차편을 제공했다. 팬들도 기차와 버스를 이용하는 추세다. 베르더 브레멘은 팬들이 경기를 관람하러 오면서 자가용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홈구장에서의 승용차 주차를 금지했다.

마인츠, 프라이부르크, 베르더 브레멘은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2018년에 시작해 지난해 전 세계로 확산된 ‘매주 금요일 등교 거부 시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구단 직원들의 시위 참여도 적극 독려하고 있다. 라이프치히의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은 DW에 선수들이 기후변화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훈련에 빠지는 것도 허용한다고 말했다. 프라이부르크는 세계자연기금(WWF)가 협력해 블랙 포레스트(독일 서남부 슈투트가르트와 프라이부르크 사이에 위치한 드넓은 산림지대) 보호를 위한 프로젝트를 후원한다. 호펜하임은 지난해 10월부터 온라인 티켓 구매시 1유로를 더 내면 우간다의 재산림화를 돕는 데 기부하는 ‘기후변화 티켓’을 판매하고 있다.

일부 홈구장에는 태양광 발전 설비가 설치돼 있다. 베르더 브레멘은 2011년 홈구장에 20만개의 태양광 전지가 장착된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도 같은해 태양광 발전 설비를 갖췄다. SC 프라이부르크는 이미 1995년에 홈구장 남쪽 지붕을 태양광 패널로 교체했다. 2009년 개장한 아우크스부르크 홈구장은 태양광 패널 이외에도 지하수를 이용하는 전력 생산 설비도 갖추고 있다.

환경 의식이 높은 독일에서 분데리스리가 구단이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프로축구 리그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 문제를 연구하는 싱크탱크 CO2OL에 따르면 프로축구 경기가 한 번 열릴 때마다 관중들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7800톤에 이른다. 나무 6만 그루를 심어야 이만한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상쇄할 수 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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