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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우한 폐렴' 두 번째 확진자 동선 등 공개… 접촉 69명 능동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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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방문자 검역 강화도

세계일보

설 연휴 첫날인 2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마스크를 쓴 해외여행객들이 출국장을 나서고 있다. 이날 질병관리본부는 55세 한국인 남성이 국내 두 번째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환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뉴스1


보건당국이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두 번째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 총 69명에 대한 능동 감시에 들어가는 등 국내 확산 차단에 나섰다. 질병관리본부는 24일 확진 판정을 받은 55세 한국인 남성 A씨의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하고 관련 정보를 공개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근무 중이던 A씨는 이달 10일 목감기 증상을 느끼고 19일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했다. A씨는 당시 체온이 정상이었기에 22일 우한을 떠나 상해를 거쳐 상하이항공 FM823편을 타고 김포공항으로 입국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환자가 우한시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어 (국내에) 들어올 때부터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역 과정에서 발열 감시카메라상 발열 증상이 확인돼 보건당국이 건강 상태질문서를 받고 검역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발열(37.8도)과 인후통이 있었지만, 호흡기 증상은 없어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했다. 또 환자에게는 증상에 변화가 있을 때의 신고 방법 등을 안내하고 관할 보건소에 통보했다.

A씨는 이후 공항에서 택시를 이용해 자택으로 이동했고 자택에만 머물던 중 23일 인후통이 심해져 관할보건소에 진료를 요청했다.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엑스선(X-ray) 검사 결과, 기관지염 소견이 확인돼 중앙역학조사관이 해당 환자를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했으며, 24일 오전 두 번째 환자로 확인됐다.

A씨는 우한시에 머물 때 우한 폐렴 발원지로 지목된 화난 해산물시장을 방문한 적은 없었으나, 같이 일하던 현지 중국인 동료 직원 중에 감기 증상이 있는 환자가 있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A씨의 상태는 안정적이지만 인후통이나 다른 증상을 호소하고 있어 대증치료를 할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변하기 때문에 (환자 상태는)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감염 경로는 현지 조사를 해야 파악이 가능하겠지만, 사람 간 전파로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중국 우한시에서 사람 간 전파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까지 해당 환자와 접촉한 사람은 총 69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증상 유무 등을 조사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나아가 증상 유무에 관계없이 관할 보건소를 통해 14일간 능동감시를 실시할 예정이다.

해당 환자와 접촉해 능동감시 대상이 된 사람은 항공기 내 환자 인접 승객 등 56명, 공항 내 직원 4명, 자택 이동 시 택시기사 1명, 아파트 엘리베이터 동승자 1명, 보건소 직원 5명, 가족 2명 등이다. 이들은 모니터링 과정에서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격리돼 검사를 받게 된다.

질본은 또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의 검역을 강화하고 의심환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한편, 외교부는 우한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 약 500명 중 현재 우한 폐렴 확진자 또는 의심환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2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에서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두 번째 확진자 발생과 관련해 중간경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교부는 이날 강경화 장관 주재로 주우한 총영사관과 화상회의를 열고 우한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에 대한 안전대책을 점검했다. 강 장관은 중국 정부가 사실상 우한시를 봉쇄하면서 현지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우려가 커짐에 따라 안전 확보 방안을 점검하고 관련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앞서 정부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우한 폐렴 관련 긴급 관계기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우한 폐렴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우선 진원지인 중국 우한시뿐 아니라 중국 내 어느 도시라도 방문한 후 폐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바로 이들을 감시·검사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또한 중국 전역으로부터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에 대해 건강상태 질문서를 받는 등 검역을 강화하고, 의료기관이 환자의 중국 방문 이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중국으로부터 입국자 명단을 받아 의료기관과 공유할 예정이다. 의심환자는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격리하는 등 환자 관리를 강화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증상이 있는 사람이 일반인과 접촉하지 않도록 선별진료소를 확보, 운영하도록 했다.

정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중국과 인접해 있는 터라 국민들의 우려가 매우 크다"며 "정부는 국민 안전과 보호에 최우선을 두고 신속하고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초기의 강력한 대응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각오로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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