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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협상, 美 공개 압박 심화…2월엔 타결 접점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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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에스퍼 이어 美 고위 관리도 증액 요구

韓, 기존 협정 틀 고수…"동맹 기여, 정당 평가해야"

이수혁 대사 "한미, 2월 중에 타결 희망으로 진행"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 강제 무급휴직 압박도

'트럼프 리스크' 여전히 변수…日·나토 협상 전초전

뉴시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전미대학체육 협회(NCAA) 미식축구 우승팀인 루이지애나 주립대 관계자들을 향해 발언 중인 모습. 2020.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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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미국 행정부가 한국을 향해 잇따라 70년 동맹 관계를 강조하며 방위비 분담금 증액에 대한 공개 압박을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10차 협정이 종료되고 1월부터 협정 공백 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이 막판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오는 4월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강제 무급휴직 우려와 한국 국회의 비준 일정 등을 감안해 한미 모두 속도를 내고 있어 2월 중에는 접점을 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다만 마지막까지 '트럼프 리스크'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잇따라 한국을 '부유한 나라'라고 표현하며 방위비 증액을 직접 압박하고 있는 데다 올해 일본은 물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방위비 협상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섣불리 타결을 예단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美 고위 관리 "우리가 준 것에 감사해야" 또 증액 압박

미 고위관리는 70년간 미국의 한국에 대한 기여를 감안해 한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에서 더 많은 부담을 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게재한 '한국은 동맹이지 부양가족(dependent)이 아니다' 공동기고문을 언급하는 과정에서다.

미 고위 관리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때로는 크게 한 걸음 물러나 미국이 제공한 모든 것들과 관계에 감사할 필요가 있다"며 "한미 관계도 이런 점에서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공동기고문은 외교와 안보 모두를 반영한다"며 "특별히 한국전쟁 이후 지난 70년 간의 미군 주둔이 가져온 모든 것들을 보여주고, 동맹인 우리 모두에게 이 가치를 다시 한 번 알린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한국이 미국의 기여에 감사하며 방위비 협상에서 양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과 에스퍼 장관은 "현재 한국은 주한미군과 직접 관련된 비용의 3분의 1 정도만 부담하고 있는데 주둔 비용이 증가하면서 한국의 분담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세계 주요 경제국가이자 한반도 평화 보전의 동등한 파트너로 한국이 더 많은 방위비를 분담할 수 있고 또 더 많이 분담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협상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잇따라 방위비 증액을 공개 압박하면서 협상력을 끌러올리는 모습이다. 이로 인해 협상장 밖에서는 타결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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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6차 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제공) 2020.01.15.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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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2월 중에는 되지 않겠냐는 희망"

정치권과 외교가에 따르면 한미는 협정 공백을 취소화하기 위해 2월까지는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목표를 갖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수혁 주미대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양국 대표단이 2월 중에는 되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가지고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지난해 방위비 분담 협상을 보면 주한미군 근로자들의 임금 문제도 있고 해서 2월 중에는 합의가 돼야 한다. 전반적으로는 실무 협상은 친밀하고 집중적인 분위기로 워싱턴에서 했다"고 전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도 지난 16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세부 사항은 공개할 수 없지만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정부는 합리적 수준의 공정한 부담 등을 유지하며 창의적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조만간 한미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결과가 도출되리라 기대한다"고 협상 분위기를 전했다.

10차 SMA 협정의 유효기간은 1년으로 지난해 말 만료됐다. 한미는 지난해 9월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서울과 워싱턴, 호놀룰루를 오가며 협상을 벌였지만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올해 1월 워싱턴에서 6차 회의를 진행했다. 한미가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 공감대를 확대했으나 아직까지 양측간 입장 차이가 있다는 것이 현재 공식 입장이다.

미국은 협상 초기 지난해 10차 SMA 분담금 1억389억원보다 5배 이상 많은 50억 달러(5조8200억원) 가량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병력·장비의 이동 및 훈련에 관련된 비용인 '대비태세'(Readiness)' 항목 신설을 거듭 요구했다. 이후 미국은 지난해 협상 과정에서 금액을 낮춰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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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이윤청 기자 =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가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를 수석대표로 하는 협상단은 지난 14일(현지시간)~1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협상을 벌였지만 타결에는 실패했다. 7차 회의 일정은 외교 경로를 통해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2020.01.17. radiohea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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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기존 SMA에서 규정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군사건설 ▲군수지원 항목 틀 내에서 협상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아울러 SMA 외 직·간접적인 지원을 통해 이뤄지는 동맹에 대한 기여가 정당하게 평가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컨대 동맹 기여의 대표적인 항목이 미국산 무기 구입으로 꼽힌다. 정은보 방위비협상특별대사는 지난 6차 회의 직전 기자들과 만나 "직·간접적 측면에서 한미 동맹 관련 많은 기여를 하고 있고 그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늘 강조해 왔다"며 "직·간접 기여에는 무기 구매도 당연히 포함됐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부가 방위비 협상과 호르무즈 파병이 '별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협상의 지렛대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호르무즈 해협까지 넓히는 방식으로 독자 파병을 결정한 것은 미국이 요구하는 동맹 기여의 대표적인 방법이라는 해석이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정부 관계자는 미국 측 협상단이 당초 한국이 미국의 방위 장비를 더 구입할 수 있다고 주장하다가 현재는 군 임시 순환을 위한 비용 추가 지출 등 다른 요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이 한국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역량을 위해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리스크 최대 변수…日·나토 협상 전초전

협상 타결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 속에서 '트럼프 리스크'가 또다시 최대 변수로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미는 지난 10차 협상에서 접점을 찾았지만 막판에 트럼프 대통령이 원점으로 협상을 되돌리며 분담금을 8% 인상하고, 유효기간을 5년에서 1년으로 줄이는 식으로 접점을 찾았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동맹국들에 국방비 증대를 노골적으로 압박해 온 상황에서 올해 일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방위비 협상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외교 소식통은 "폼페이오와 에스퍼 장관의 발언을 보면 무기 구매가 아니라 미국 국민들이 세금을 덜 내는 게 중요하다는데 방점을 찍고 있는 것으로 해석돼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수시로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보고 받으며 현재 수준으로는 안 되다는 지침이 다시 내려진 것이라면 더욱 오리무중"이라고 짚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토대로 양측 간 교착 상태가 계속되고 있으며, 공동 기고문을 실은 것은 협상 교착에 대한 미국의 불만을 반영한다고 23일 밝혔다.

특히 블룸버그 통신은 방위비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미국이 몇 주 안에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 약 9000명에 대한 강제 무급휴직(furlough) 공지를 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주한미군은 지난해 10월 11차 SMA가 타결되지 않으면 올해 1월 31일을 시작으로 4월부터 무급휴직을 시행할 수 있다는 공문을 전국주한미군 한국인노조에 보냈다.

한편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정식 서명과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발효까지는 한 두달 가량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이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국회 동의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10차 SMA는 지난해 2월10일 타결됐으며, 3월 서명 이후 4월에 국회 비준 동의를 거쳐 발효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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