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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해외나간 '前 며느리' 재혼 뒤늦게 알았다면 유족연금 청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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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A씨는 1992년 공무 수행 중 사망했다. A씨 유족인 미성년 자녀와 아내 B씨는 유족연금 수급 대상자가 됐다. 시간이 흘러 미성년 자녀는 만 18세가 되면서 수급권을 상실했다. B씨는 2006년 3월 미국에서 미국인 M씨와 재혼을 했다. 배우자의 유족연금 수급권은 재혼 시 상실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아 재혼 후에도 123개월 간 유족연금을 계속해 수급했다.

B씨는 2016년 4월에서야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했다.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게 된 A씨의 부모는 같은해 9월 B씨가 받던 유족연금을 이어받게 해달라고 국군재정관리단에 청구했다. 민법상 상속 순위에 따라 직계비속(자녀 등)과 배우자의 유족연금 수급권이 상실됐으니, 차순위 수급대상인 직계존속(부모 등)의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국군재정관리단은 B씨가 재혼한 시점이 2006년 3월이며, 이 때로부터 수급권 행사를 이어받겠다고 청구할 수 있는 시효(5년)가 이미 지났기에 유족연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했다. A씨 부모는 이를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조선일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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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송과는 별개로 국군재정관리단은 B씨를 상대로 이미 지급한 군인연금에 대해 환수 처분했다. 재혼으로 유족연금 수급권을 상실하고도 부당하게 지급받았다는 취지다. 그러나 B씨는 "수령한 연금은 A씨 아들 양육비로 직접 사용했고, 그간 A씨 부모도 이에 동의했었다. 연금 본래 취지에 부합하게 사용된 것"이라며 환수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같은 사실 관계로 각기 다른 1·2심을 거친 두 사건은 대법원에서 같은 날 정리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는 A씨 부모가 국군재정관리단을 상대로 낸 유족 연금 수급권 이전 대상자 불가 통보 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에서 ‘수급권 행사 시효는 지났다고 보는 것이 맞는다’며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시효 내에 유족연금 이전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유족연금 수급권 전부를 잃게 하는 것은 유족연금 제도의 입법취지에 반한다"며 A씨 부모 손을 들어줬다.

시효제도의 존재 이유는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데 있는데, B씨의 재혼사실을 알기 어려워 수급권 행사가 늦은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유족들의 거주지가 다르거나 서로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 다른 유족들이 선순위 유족의 신상 변동 사실을 쉽게 알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가혹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또 대법원은 B씨가 국군재정관리단을 상대로 낸 군인연금 기 지급금 환수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같은날 밝혔다. 재판부는 "B씨는 재혼할 경우 유족연금 수급권을 상실한다는 점을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다"면서 "유족연금 수급권 상실사유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숨기고 장기간 유족연금을 지급받은 것에는 원고에게 중대한 귀책사유가 있다"고 판시했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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