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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황교안이든 누구든 기선제압···연휴 반납, 종로 누비는 이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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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총리,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오른쪽부터) 등 지도부가 23일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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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총리는 이번 설에 고향(전남 영광)에 가지 못했다. 대신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서울 용산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로부터 공동상임 선거대책위원장과 서울 종로 출마를 제안받았다. 엄숙하게 받아들인다”고 선언했다. 당장 24일부터 서울 종로 소재 전통시장을 돌며 지역 유권자들에게 설 인사를 가기로 했다.

이 전 총리에게 서울 종로 출마는 잠재적 대선 후보로서의 평가전이다. 20년 전(2000년) 정치에 입문해 4선(16~19대) 의원, 전남지사를 거쳐 최장수 국무총리 타이틀까지 거머쥐었지만 ‘호남 텃밭’이 아닌 서울에서 선출직에 도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종로=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도 크다. 이해찬 대표는 “그동안 대권 후보가 당선되거나 도전했던 지역”이라는 이유로 그에게 종로 출마를 권유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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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용산역 대회의실에서 언론 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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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종로 사수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종로의 현역 의원인 정세균 총리에게 지역구 조직을 인수인계 받고 지역 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날 이 전 총리는 “(정 총리의) 임명동의안이 의결됐을 때 ‘종로로 가게 될지도 모르겠다. 미리 신고 드린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정 총리가 최근 두 번의 총선(19·20대)에서 이기기 전까지 종로는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이 12년간(16~18대) 재보선을 포함해 내리 4승을 거둔 곳이다. 민주당에서 “이 전 총리가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1위긴 하지만, 상대가 누구든 무난한 승부를 장담할 수 없다”(중진 의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 전 총리는 같은 총리 출신으로 제1야당을 이끄는 황교안 대표의 종로 출마를 기꺼이 수용하겠다는 자세다. 그는 “제 개인의 마음을 말씀드리자면 (황 대표와) 신사적인 경쟁을 펼쳤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아직 답을 주지 않았다. 한국당 일각에선 “민주당이 그려 놓은 구도대로 맞붙을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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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2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총선 입후보자 교육연수에서 복당 소감을 말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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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보다 먼저 종로 레이스를 확정한 이 전 총리는 발로 뛰는 ‘국지전’과 정책·공약을 통한 ‘공중전’을 병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네 번의 지역구 선거와 광역 선거(전남지사) 경험을 십분 살리는 한편, 수도권 유권자들이 원하는 ‘맞춤형 공약’을 세분화해 동네마다 다른 전략을 쓰겠다”는 게 이 전 총리 측 설명이다. 같은 종로구 안에서도 유권자 특성에 맞춰 명함·공보물의 강조점을 조금씩 다르게 만들어 돌리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당 선대본부장과 지역구 출마를 병행하는 현실적 어려움은 극복해야 한다. 전국 현장을 다니는 ‘유세 지원’ 선대본부장이 겪을 시간적·물리적 한계가 예상된다. 이에 대해 이 전 총리 측은 “강철 체력과 의지”를 내세웠다. “별도의 운동 시간은 없지만, 육류를 거의 먹지 않는 대신 해산물·채식 위주 식사를 한다”는 게 측근이 밝힌 이 전 총리의 체력 유지 비결이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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