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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폐렴 급속 확산에 우한 전면 봉쇄 ‘극약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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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진·출입 모든 교통수단 운행 중단

공항·기차역 폐쇄…버스·지하철도 ‘스톱’

확산세 꺾이지 않자 극단적 처방 내려

신중국 이후 성도급 도시 봉쇄 처음 23일 오후, 확진 631명·사망 17명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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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베이성 성도 우한에서 지난달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감염에 따른 폐렴 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중국 방역당국이 23일 인구 1100만명의 대도시 우한을 외부로부터 완전 차단하는 초강력 대응책을 내놨다. 감염 확진자는 6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17명까지 늘었다. 우한에서만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444명에 이르며, 사망자도 모두 우한 시민이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이날 오후 통지문을 내어 우한을 들고 나는 모든 교통수단의 운행을 전면 중단시키고, 우한을 경유하던 교통편은 즉각 우회 운행하도록 했다. 우한에 진입해 승객을 내리거나 태우는 것도 금지됐으며, 우한에서 외부로 승객을 실어나르는 행위도 금지됐다. 우한을 향해 운행 중인 교통편은 즉각 귀환하도록 하는 한편, 승객이 이를 거부하면 우한 밖 안전한 장소에서 승객의 뜻에 따라 하차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교통운수부는 우한 시내에서 운행하는 모든 교통수단은 예방·통제 지휘부의 지침에 따르도록 하고, 우한을 떠나도록 허락받은 차량과 운전자는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필요한 격리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우한 폐렴’ 확산세가 심상찮은 기미를 보이자, 우한을 외부로부터 전면 봉쇄하는 극단적 처방을 꺼내든 것이다. 중국 매체들은 신중국 건국 이후 성도급 도시가 전면 봉쇄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날 새벽 ‘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폐렴 예방·통제 지휘부’는 ‘통고 1호령’을 내리고 “바이러스 확산 방지와 인민의 안전·건강을 보장하기 위해 오전 10시부터 대중교통 운행을 잠정 중단한다”며 “우한 시민은 특별한 이유 없이 시 경계를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 공항·기차역도 잠정 폐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10시께 우한 시내 모든 버스·지하철·열차·선박·장거리버스 등의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당국의 전격적인 결정에 여론은 압도적으로 호의적인 편이다. 인터넷 매체 <펑파이>의 관련 기사엔 몇시간 만에 댓글이 4천개 이상 달렸다. “우한 시민들의 일상이 힘들어질까 걱정”이라거나 “우한 시민 힘내라”는 글도 있지만, 절대다수는 “진작 이렇게 해야 했다. 당연한 결정이다”라거나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내용 일색이었다.

이미 수많은 사람이 우한을 떠난 것으로 전해져 일부에선 봉쇄령의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는 등 ‘늑장 대응’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봉쇄령 소식이 전날 밤부터 온라인 등을 통해 퍼지면서 이미 상당수가 우한을 ‘탈출’했으며, 설 연휴 기간을 맞아 200만명에서 300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우한을 떠났다는 소문도 돌고 있기 때문이다.

외부로부터 완전히 고립된 우한은 폐허와 공포의 ‘버려진 도시’로 바뀌고 있다. 우한 시민 ‘딩’은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우한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며 “우한으로 들어오는 차량은 거의 없는데, 나가는 길은 꽉 막혀 있다”고 말했다. ‘봉쇄령’이란 충격 속에 거리는 텅 비었고, 생필품 사재기 분위기도 포착됐다. 신문은 “배달을 해주는 슈퍼마켓의 진열대 곳곳이 텅 비었다. 배추 한 포기가 평소보다 6~7배나 오른 35위안(약 5900원)까지 뛴 상태”라고 전했다. 예방·통제 지휘부 쪽은 이날 오후 ‘통고 2호령’을 내어 “식품·의약품 등의 비축량이 충분하며 공급도 원활하다. 사재기는 불필요한 낭비만 초래한다”며 “봉쇄는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것으로, 시민들은 공황에 빠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확진자가 급격히 불어나면서 현지 의료시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발열 등의 증세가 있는 55살 가족과 함께 시내 병원을 찾은 한 여성은 신문에 “의사에게 제발 입원할 수 있게 해달라고 사정했지만, 병실이 없으니 돌아가라는 말만 했다”고 전했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후베이성 정부가 중앙정부에 의료용 마스크 4천만개, 방역복 500만벌, 적외선 체온 측정기 5천대 등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중국 방역당국 집계 결과, 이날 오후 6시(현지시각) 현재 ‘우한 폐렴’ 확진자는 모두 631명까지 늘었다. 허베이·랴오닝·장쑤·푸젠·헤이룽장성 등지에서도 새로 확진자가 나오면서, 중국 31개 성급 행정구역(성·시·자치구) 가운데 모두 25개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대만과 마카오에 이어, 2002~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파동 당시 중국 본토만큼이나 큰 희생을 치른 홍콩에서도 우한에서 여행 온 30대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아 현지 방역당국이 초긴장하고 있다.

한편, 주우한 총영사관 쪽은 이날 오후 안내문을 내어 “전세기나 전세버스 등 교민이 우한을 안전하게 떠날 수 있는 방법을 외교부 본부와 우한시정부, 후베이성정부, 중국 중앙정부 등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한에 상주하는 우리 교민은 약 1천명에 이른다. 외교부는 이날 우한을 ‘여행경보 2단계’(여행 자제) 지역으로 지정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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