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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클릭 유도 `베이조스 폰` 침투…빈살만 아이폰 해킹에 유엔까지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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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세계 최고 갑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스마트폰이 해킹당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더구나 해킹의 배후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지목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워싱턴포스트(WP) 언론인이었던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에 이어 WP 사주인 베이조스 CEO의 사생활까지 침범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또다시 궁지에 몰렸다.

22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유엔 인권조사관들은 카슈끄지 사건의 연장선상에서 이번 해킹 사건을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사우디 측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연관되지 않았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사우디 외무장관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왕자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 참석해 "사우디 왕세자가 베이조스의 휴대전화를 해킹했다는 발상 자체가 완전히 엉터리"라고 말했다.

베이조스 CEO의 개인 휴대폰(아이폰X)을 디지털 감식한 극비 보고서 내용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보고서에는 베이조스 CEO와 무함마드 왕세자 사이에 이뤄진 수상한 대화가 그대로 담겨 있다. 이에 따르면 두 사람이 처음 와츠앱(페이스북에 인수된 메시지 앱)으로 연락을 시작한 것은 2018년 4월 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식당에서 만난 다음날이다. 먼저 연락한 것은 베이조스 CEO였다. 그는 이튿날 와츠앱의 비밀 메시지 기능을 활용해 무함마드 왕세자에게 '헬로 MBS'라는 문자를 보냈다. 모든 사건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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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베이조스 CEO가 인수한 WP는 사우디 정권에 비판적인 보도를 쏟아내고 있었다. 2018년 10월 살해당한 카슈끄지는 WP에서 사우디에 비판적 보도를 내놓는 '주포'였다. 이런 시기에 두 사람이 조우한 것이다.

해킹된 베이조스 CEO의 스마트폰 '아이폰X'을 약 1년간 디지털포렌식 방식으로 분석한 FTI컨설팅은 보고서를 통해 "서로 연락처를 교환한 뒤인 2018년 5월 1일 베이조스 CEO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사용하는 와츠앱 계정으로부터 문자메시지를 하나 받는다"고 밝혔다. 별다른 설명 없이 전송된 이 메시지에는 4.22MB 정도 되는 동영상이 담겨 있었다. 사우디 통신산업에 대한 내용이었고, 베이조스 CEO 휴대폰에 깔려 있던 보안 프로그램이 이 파일을 검사했지만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이 비디오를 보고 난 뒤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베이조스 CEO의 휴대폰이 외부로 퍼나르는 데이터 양이 이전에 비해 2만9000% 이상 급증한 것이다. 이후 한 달간 하루 평균 101MB가 외부로 나갔다.

베이조스 CEO의 사생활을 마치 무함마드 왕세자가 훤히 보고 있는 듯한 은밀한 메시지도 전송됐다. 2018년 11월 8일 무함마드 왕세자는 베이조스 CEO에게 여성 사진 한 장과 유머 문구 하나를 같이 보낸다. "여성과 다투는 것은 소프트웨어 약관을 읽는 것과 같다. 결국 당신은 모든 것을 포기한 채 동의 버튼을 누를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었다. 여성은 당시 베이조스 CEO와 비밀 연애를 하고 있던 앵커 로런 샌체즈와 닮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당시 베이조스 CEO의 불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기 전이었기에 무함마드 왕세자가 그들의 은밀한 불륜 사실을 알기는 어려웠다.

그로부터 3개월 뒤에도 다소 섬뜩한 문자가 도착했다. 2019년 2월 14일 무함마드 왕세자는 베이조스 CEO에게 "나, 그리고 사우디 모두 당신과 아마존에 적대적일 이유가 없다"는 문자를 보냈다. 그날은 사우디 내에서 기획된 아마존과 베이조스 CEO에 대한 악성 온라인 흑색선전에 대한 2통의 전화 브리핑을 받은 바로 그날이었다. 3개월 동안 연락이 없다 돌연 이 같은 문자를 받은 베이조스 CEO는 자신의 개인 보안팀에 아이폰X 감식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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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일은 감식이 진행 중이던 시기에도 멈추지 않았다. 베이조스 CEO는 2019년 1월 전처인 매켄지 베이조스와 이혼했다. 그러나 이혼 사유는 8개월간 밝혀지지 않았다. 처음으로 베이조스 CEO의 불륜 사실을 보도한 것은 '인콰이어러'라는 대중문화 인터넷 매체. 이 매체의 소유주인 데이비드 패커는 무함마드 왕세자와 매우 친밀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FTI컨설팅은 지난해 11월 극비 보고서를 통해 해당 해킹 프로그램을 구매한 것이 카슈끄지 사망 배후 인물로 알려진 '사우드 알 콰타니' 사우디 사이버안보 담당관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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