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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현대차 괴롭히던 엘리엇…본전도 못 찾고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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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경영권 요구하던 엘리엇

지분 모두 팔고 철수

그동안 고배당, 사외이사 자리 요구

현대차 사외이사에 중국 경쟁사 대표를 추천

지난해 주주총회서 완패하며 기세 꺾여

CBS노컷뉴스 송영훈 기자

노컷뉴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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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한 경영권을 요구한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현대차그룹 지분을 모두 팔고 철수했다. 주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사실상 경영 참여가 어려워지자 철수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현대차를 상대로 고배당과 사외이사 자리를 요구한 엘리엇이 철수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엘리엇은 지난해 말 보유하고 있던 현대차그룹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엘리엇은 그동안 현대자동차 지분 2.9%, 기아자동차 지분 2.1%, 현대모비스 2.6%를 갖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에 오랫동안 '앓던 이'와 같은 존재였다.

지난 2018년 2월,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자 엘리엇은 돌연 3월, "현대차그룹 핵심계열사의 지분 1억 달러가량을 사들였다"며 본격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

엘리엇은 우선 현대차가 내놓은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했다. 또 8조 3,000억 원에 달하는 고배당도 요구했다.

엘리엇의 반대에 이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도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하면서 현대차는 같은 해 5월, 지배구조 개편안을 철회했다.

엘리엇의 무리한 요구는 지난해 3월에도 이어졌다. 같은달 22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엘리엇이 현대차 사외이사 자리에 현대차의 경쟁사 대표를 대거 추천한 것이다.

당시 엘리엇은 현대차 사외이사 후보에 '밸러드 파워시스템'의 최고경영자인 로버트 랜달 맥긴을 추천했다. 밸러드 파워시스템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이끌고 있는 수소연료전지 사업의 라이벌 회사로 다시 말해 경쟁사 대표를 현대차 사외이사에 앉히려 한 것이다.

이어 현대모비스 사외이사에도 중국 경쟁사 임원을 추천했다. 엘리엇이 모비스에 제안한 로버트 알렌 크루즈 후보는 중국 전기차 업체인 카르마 오토모티브의 CTO로 결국 현대차그룹의 각종 기술과 기밀 유출이 우려됐다.

엘리엇의 무리한 요구가 이어졌지만 22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은 현대차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현대차가 제안한 배당안이 압도적 찬성률(86%) 속에 통과된 것은 물론 현대차가 제안한 사외이사 3명이 모두 선임됐다. 엘리엇 추천 3명은 모두 부결되며 엘리엇의 완패로 끝났다.

결국 업계는 엘리엇이 현대차에 대한 경영 참여가 무산되고 손실이 발생하자 철수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엘리엇의 철수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절차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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