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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잘나가던 제주도, 단독주택 공시가 떨어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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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표준주택 공시가격, 제주 1.55%↓… 경남, 울산도 '뒷걸음질', 지역경기 위축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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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경기침체로 주택시세가 약세를 보였던 '부울경(부산·울산·경남)' 3형제의 명암이 엇갈렸다. 부산은 2020년도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상승한 반면, 경남과 울산은 하락 반전한 것.

특히 지난해 6%대 후반의 상승률을 보였던 제주가 올해는 1.55% 하락, 전국에서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이 가장 많이 하락한 시·도로 기록됐다.

22일 국토교통부의 표준단독주택 가격 공시에 따르면 지역별로 서울이 6.82% 상승한 반면 제주는 1.55% 하락했고 경남과 울산도 각각 0.35%, 0.15%씩 공시가격이 하락했다.

지난해 경남과 울산의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은 지역경기 침체 속에서도 0.69%, 2.47%씩 상승한 바 있다. 같은 시기 경남과 울산의 아파트 시세는 빠졌다.

아파트와 달리 단독주택은 거래가 적은 데다 건물가치보다 토지가치가 공시가격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아파트값이 하락해도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내리는 일은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지역의 공시가격이 하락 전환한 것은 그만큼 부동산시장의 냉기가 깊어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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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대우조선 사원아파트 맞은편에 위치한 '옥태원'(옥포+이태원) 상권. 조선 호황시절 대우조선 선주사 소속의 외국인 감독관과 기술자들이 모여 불야성을 이루던 유흥지였지만 최근엔 저녁에 불빛을 찾아보기 힘들다./사진=머니투데이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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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지역의 공동주택(아파트) 공시가격의 경우 이미 지난해 울산이 10.5%, 경남은 9.76% 하락한 바 있다. 같은해 충북(-8.11%), 경북(-6.51%), 부산(-6.04%) 등 10개 시·도가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하락했다.

두 지역 모두 지역경기 침체가 아파트와 단독주택은 물론, 상가와 토지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조선업 침체를 겪은 울산 동구의 경우 체감경기를 감안하면 공시가격을 더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울산 동구는 지가가 2016~2018년까지 3년 연속 하락했다.

역시 조선업이 지역산업인 경남도 마찬가지다. 경남에선 창원시 성산구와 진해구의 지가가 2018년 1.17%, 0.34%씩 빠졌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월 경남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는 75.8로 전달 대비 12.4포인트 하락했다. HBSI 전망치가 기준선 100을 넘으면 주택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건설사 비율이 높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반면 부울경 3형제로 묶였던 부산은 지난해(6.49%)에 이어 올해도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이 4.26% 상승했다. 전국평균인 4.47%에 근접한 상승률이다. 지난해 11월 해운대구, 수영구, 동래구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주택거래가 활발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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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들어선 엘시티 단지. 부산은 지난해 11월 해운대와 수영 등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이래 거래가 늘면서 주택시세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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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땅값과 집값이 강세를 보였던 제주는 올해 전국 시·도 중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 하락세가 가장 컸다. 지난해는 6.76% 상승했지만 올해 1.55% 빠지며 울산, 경남과 함께 유일하게 하락 반전한 지역이다.

제주도는 수년간의 집값 급등에 따른 공급과잉과 그로 인한 미분양 증가, 가격이 고점이라는 인식에 집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신공항 등 굵직한 개발이슈가 지연되고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지가 상승도 주춤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제주도 단독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1월 105.7에서 지난해 12월에는 103.4로 2.3포인트 낮아졌다. 평균 단독주택 매매가도 동기간 3억9876만원에서 3억8735만원으로 2.86% 빠졌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부산과 경남은 지역경기 회복이 관건이나 지역 내에서도 주거선호지역은 바닥을 치고 반등하는 시기가 올 수 있다"며 "제주는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기"라고 설명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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