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여자가 된 하사… 육군, 전역 처분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심신장애 3급, 복무 못할 사유"

조선일보

실명·얼굴 공개하고 회견 -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고 강제 전역 판정을 받은 변희수 부사관이 22일 서울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며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육군은 22일 최근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에도 계속 군 복무를 하겠다고 신청한 변희수 하사에 대해 전역 처분을 했다. 육군은 이날 변 하사의 전역심사위원회를 열고 "군인사법 등 관계 법령상의 기준에 따라 계속 복무할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한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창군 이래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고 계속 복무 신청을 한 군인은 변 하사가 처음이었다.

경기 북부 부대에서 전차 조종수로 복무한 변 하사는 작년 말 휴가 기간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군 병원은 성전환 수술을 받으면 장애 등급을 받아 군 복무를 못 할 수 있다고 미리 고지했지만, 변 하사는 수술을 강행했다. 변 하사는 부대 복귀 후 군 병원에서 신체적 변화에 대한 의무조사를 받았고, 군 병원은 '심신 장애 3급' 판정을 내렸다. 남성이 음경과 양측 고환을 상실했다는 이유다. 심신 장애 3급을 받으면 일반적으로 전역 처분된다. 군은 이번 결정에서 '심신 장애'를 전역 이유로 내세우면서 성소수자 논쟁은 비켜갔다. 육군은 "변 하사의 성전환 문제와 전역 결정은 무관하다"며 "성전환을 했다고 해서 전역을 시킬 수 있는 규정은 없다"고 했다.

변 하사는 법적인 여성이 되겠다며 법원에 성별 정정 허가를 신청했지만, 아직 그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육군은 성전환자 논쟁에 대해 "이 사안을 오래 끌면 국방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번 한 건을 계기로 갑자기 정책 결정을 내리는 것은 부적절하며 사회적 공론화 과정이 충분히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변 하사는 이날 회견을 열고 "어린 시절부터 군인이 꿈이었으며 여군으로 남고 싶다"며 "육군에 돌아갈 그날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양승식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