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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쌍둥이 “국민참여재판 받게 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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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교무부장이던 아버지 현모(54)씨와 공모해 시험문제와 답안지를 빼돌려 시험을 치르는 등 학교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쌍둥이 딸이 22일 법원에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국민의 눈에 맞춰 재판받을 기회를 달라’는 취지다.

쌍둥이 딸 변호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김상규 판사 심리로 열린 업무방해 혐의 3차 공판에서 "뒤늦게 말씀드려 죄송하지만, 국민참여재판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저희도 고민을 많이 했지만, 그래도 한 번 더 판단을 받아보고 싶다. 피고인들의 나이도 어린 만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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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딸 중 동생이 ‘운동과 건강생활’ 시험지에 미리 암기한 것으로 보이는 정답을 작게 적어놨다(빨간 원 안). /수서경찰서


김 판사는 "원칙적으로 국민참여재판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안다"면서 "절차적으로 기일이 진행된 후에 참여재판을 할 수 있는지 검토해봐야 한다. 신청한다고 다 참여재판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참여재판은 조금 부적절해 보이긴 한다. 관련 사건이 이미 항소심까지 판결이 났고 대법원에 가 있는 상태"라고 했다.

‘항소심 판결이 난 관련 사건’은 지난해 2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아버지 현씨 사건을 말한다.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법 형사2부(재판장 이관용)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딸 쌍둥이에게 시험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현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1심보다는 6개월 줄어든 형량이다.

변호인은 "저희가 검토한 바로는 (국민참여재판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안다. 오죽하면 국민에 호소하고 여쭤보자고 하겠느냐"라며 "두 차례 기일이 진행된 것은 맞지만 사실 변론이란 것이 진행된 것은 없다"고 했다. 이에 김 판사는 변호인에게 국민참여재판 신청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참여재판이 가능한지는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국민참여재판은 일반 국민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참여하는 재판이다. 만 20세 이상 국민 가운데 무작위로 선정된 배심원들이 형사 재판에 참여해 유·무죄 평결을 내리는 것이다. 평결 결과는 법관에게 권고적 효력은 있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다. 국민참여재판은 피고인이 신청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야 진행할 수 있다.

쌍둥이 딸은 당초 가정법원에서 소년부 재판을 받았었다. 검찰이 아버지가 구속된 점 등을 고려해 이들을 기소하지 않고 봉사 활동, 소년원 송치 등 보호 처분 내려지고 전과도 남지 않는 소년보호 사건으로 송치한 것이다. 그러나 쌍둥이 딸이 계속해 혐의를 부인했고, 심리를 맡은 서울가정법원 소년3단독 윤미림 판사는 형사 재판 진행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사건을 검찰로 돌려보냈다. 검찰은 이들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 사건은 현씨의 쌍둥이 딸이 2018년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나란히 전교 1등을 하면서 불거졌다. 1학년 1학기에는 문과 전교 121등, 이과 전교 59등이었던 성적이 급상승하자 학부모들이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은 이 학교 교무부장이던 현씨가 2017~2018년 다섯 차례에 걸쳐 딸들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했다고 보고 구속 기소했다. 사건이 불거진 뒤 현씨는 숙명여고에서 파면됐다. 쌍둥이 자매는 성적이 0점 처리되고 학교에서 퇴학 당했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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