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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시선] KBO판 '사치세', 거품 없앨까 흥행 꺼뜨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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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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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도곡동, 고유라 기자] KBO리그에도 '사치세'가 도입된다.

KBO는 21일 정운찬 총재와 10개 구단 대표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2020년 1차 이사회를 열고 리그 상향 평준화 및 전력 불균형 해소와 경기력 향상을 목표로 무려 19개 규정을 새로 손봤다. 이중 12가지가 올해부터 바로 적용되는데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2023년부터 도입되는 '샐러리캡' 제도다. 지난달 2일 선수협 총회에서 이대호 회장이 KBO의 FA 개선안을 "조건부 수용"이라고 밝힌 원인이 바로 샐러리캡이었기 때문.

샐러리캡 제도는 프로 스포츠에서 한 구단이 선수단에 지불하는 총 연봉 한도를 정해놓는 것을 말하는데, 무조건 정해진 금액을 넘지 못하게 하는 '하드 샐러리캡(하드캡)'과, 넘을 경우 일정 패널티를 부과하는 '소프트 샐러리캡(소프트캡)'이 있다. 프로 스포츠에서 특정 구단이 자금력을 이용해 리그 균형을 저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된 수단이다.

◆ KBO식 샐러리캡, 어떻게 적용되나

KBO는 구단이 샐러리캡 상한액을 초과할 경우 1회 초과 시 초과분의 50%의 제재금을 부과한다. 2회 연속 초과 시 초과분의 100% 제재금과 다음연도 1라운드 지명권 9단계 하락, 3회 연속 초과 시에는 초과분의 150% 제재금과 다음연도 1라운드 지명권 9단계 하락의 제재를 내린다. 소프트캡 방식인 메이저리그의 사치세와 비슷하지만 신인지명권 순위 하락 등 하드캡 방식도 혼용돼 있다.

상한액은 구단별 외국인선수와 신인선수를 제외한 연봉 상위 40명의 연봉(연봉, 옵션 실지급액, FA의 연평균 계약금)을 합해 10개 구단 평균으로 나눈 뒤 120%를 계산해 적용한다. 예를 들어 리그 10개 구단별 상위 40명의 연봉을 모두 합친 금액이 1000억 원이라면 평균의 120%인 120억 원이 구단마다 상한액으로 설정된다. 상한액은 2023년부터 3년간 유지된다. 이후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이사회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 샐러리캡 논의는 왜, 어떻게 진행됐나

샐러리캡 이야기가 야구계에서 나온지는 꽤 됐지만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은 지난해 말부터였다. 선수협이 KBO의 FA 금액 상한선(80억 원)을 거부한 대신 몸값 거품을 줄일 수 있는 제도를 찾자 제안했고 그 결과 나온 것이 샐러리캡이었다. 선수협은 KBO가 구체적으로 그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28일 KBO 이사회에서 구체적인 숫자 없이 샐러리캡 자체가 안건으로 통과되자 이대호 회장이 선수협 총회에서 "기준을 제시해야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반발했다.

구단들은 이후 윈터미팅 등에서 KBO리그 사정에 맞는 샐러리캡 기준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구단들의 아이디어를 받은 결과 나온 것이 상위 40명 연봉의 구단별 평균을 내 120%를 정한 것이었다. KBO는 현재도 구단마다 상위 40명을 빼면 나머지 선수들의 총 연봉은 20% 안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고 봤다.

◆ 샐러리캡 적용, 실효성과 영향력은

KBO 관계자는 21일 각종 개정안을 담은 보도자료를 발표한 뒤 "2019년을 기준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샐러리캡을 넘은 팀은 한 팀뿐이었다. 구단들의 예산 운영을 고려해 2023년으로 규정 도입을 미뤘는데 그때가 되면 샐러리캡 기준을 넘는 팀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벌금도 구단이 내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는 불리할 게 거의 없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샐러리캡은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KBO리그 구단들의 안정적인 운영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다. 그러나 2~3년 전 80억~100억 원대의 FA 소식이 흔치 않게 들려올 때는 '거품을 뺀다'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지만, '한파'라는 말이 더욱 익숙해진 최근 FA 시장에서는 구단들의 지갑을 더 닫게 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한파가 이어진다면 선수들의 의욕이 꺾여 KBO리그 질과 흥행에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선수협은 21일 제도 발표 후 선수협 이사들의 논의를 거쳐 22일 입장을 발표하기로 했다. KBO는 "이사회를 통과한 만큼 만약 선수협이 반대하더라도 새 제도는 도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3년부터 제도가 시작되는 만큼 당장 올해 남은 FA 계약부터 4년 뒤 사치세를 감안해 구단들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KBO의 예측대로 큰 실효성은 없는 제도일까, 야구계 판도를 뒤흔들 하나의 이정표일까. 샐러리캡이 KBO리그의 뜨거운 이슈다.

스포티비뉴스=도곡동,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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