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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잘 알아서, 그만큼 더 힘든 호주와의 4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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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U-23 대표 오늘밤 호주와 도쿄올림픽 최종 예선 준결승

호주 깨면 세계 첫 9연속 본선행

양팀 최근 2번 붙어 모두 비겨

金감독 "체력전이 승부 가를 것"

"호주전 승부는 체력전에서 갈릴 것입니다."(김학범 감독)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본선까지 단 1승만 남았다. 한국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22일 오후 10시 15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호주를 꺾으면 9회 연속 올림픽 진출 쾌거를 달성한다.

◇서로 너무 잘 아는 사이

김학범(60) 감독은 경기 전날인 21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호주 선수들은 젊고 빠른 데다 힘도 있다"며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고 날씨도 더운 만큼 체력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이엄 아널드(57) 호주 감독은 매 경기 6~8명씩 선발 라인업을 바꾸는 김 감독의 변화무쌍한 전술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그는 "한국이 선발 명단을 (자주) 바꿀 정도로 스쿼드에 깊이가 있다"며 "이번 경기에서 90분이든 120분이든 우린 준비돼 있다"고 했다. 연장 승부까지 각오가 돼 있다는 뜻이다.

조선일보

한국 축구 U-23 대표팀 김학범 감독이 21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그레이엄 아널드 호주 감독에게 먼저 앉으라고 권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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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최근 1년 사이 호주와 두 차례 맞붙었다. 지난해 3월 캄보디아에서 열린 AFC 챔피언십 예선에서 한국은 0-2로 끌려가다가 조영욱, 이동경의 연속 골 덕분에 2-2로 비겼다. 이번 대회 직전 말레이시아에서 가진 비공개 평가전에서도 오세훈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1-1로 비겼다. 역대 전적은 10승 2무 2패로 한국이 우위다.

회견장에서 만난 현영민 해설위원은 "서로를 너무 잘 아는 만큼 조심스럽게 안정적인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위원은 "호주전엔 연계 능력이 좋은 오세훈을 최전방에 배치하고, 8강전 풀타임 출전으로 인한 피로 누적이 문제가 되지 않는 한 오른쪽 날개 이동준과 수비형 미드필더 원두재를 선발로 내세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우리시오 카를로 학범슨

이번 대회를 치르며 김 감독의 '전술가' 면모는 더욱 주목을 받았다. 선수들은 경기 직후 "사전 미팅 때 감독님께서 하셨던 말씀대로 상대가 똑같이 나와 놀랐다. 우린 그저 지시하신 대로 한 것밖에 없다"고 했다. 이는 김 감독이 K리그 성남을 이끌 때도 선수들이 자주 했던 말이다. 현역 시절 실업 무대에서만 뛰었던 김 감독은 지도자의 길로 접어든 뒤 프로 경험이 없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명지대 대학원을 다니며 '주경야독' 생활을 했다. 결국 K리그의 '1호 박사 감독'이 됐다.

중계 카메라가 비추든 말든 짙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선수들에게 호통치는 김 감독의 모습은 과거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성기를 이끈 다혈질 감독 앨릭스 퍼거슨과 닮아 '학범슨'이란 별명을 얻었다. 김 감독은 다른 세계적 명장들과도 공통점이 많다. 먼저 외모와 커리어는 현재 이탈리아 유벤투스를 이끄는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과 닮았다. 토스카나의 한 은행 직원으로 일하며 밤에는 아마추어 선수로 뛰다 지도자의 길로 접어든 사리 감독처럼 김 감독도 현역 은퇴 뒤 소속팀이었던 국민은행에 입사해 과장까지 승진했던 이력이 있다. 머리숱이 거의 없는 두 감독은 선수단 버스가 도착하면 제일 먼저 내려 담배부터 꺼내는 '애연가'들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2006 독일월드컵에서 유행하기 시작해 2010년대 들어서야 국내에도 널리 쓰이게 된 4-2-3-1 전술을 가장 먼저 도입해 2006년 성남을 K리그 정상에 올려놓았다. 이 때문에 4-2-3-1 전술의 대가 카를로 안첼로티 전 AC밀란 감독과 비교되기도 한다. 김 감독은 현재 AFC 챔피언십에서도 포메이션은 그대로 유지하되, 선수만 변칙적으로 기용하고 있다.

[방콕=윤동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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