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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앙숙’ 또 붙었다…“나무 심겠다”는 트럼프에 툰베리가 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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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해 9월 그레타 툰베리(왼쪽 둘째)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위해 이동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쏘아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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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세 차이 나는 ‘앙숙’ 간 설전이 또다시 벌어졌다. 74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웨덴의 17세 청소년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21일(현지시간) 스위스의 스키 휴양지 다보스에서 개막한 세계경제포럼(WEF)의 연차 총회, 일명 다보스포럼에서 다시 만났다. 지난해 9월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

이번 설전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별 연설에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다보스포럼이 제안한 ‘나무 1조 그루 심기’에 동참하겠다”면서도 “지금은 (기후변화·지구온난화 문제를) 비관할 때가 아니라 낙관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어 “내일의 가능성을 수용하기 위해 우리는 비관론을 퍼뜨리는 예언자나 대재앙에 대한 그들의 예언을 거부해야 한다”면서 “과학자들이 세계가 처한 긴급한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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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트럼프(뒤편 빨간 넥타이) 미국 대통령 연설장을 나서는 툰베리(앞줄 가운데).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연설 현장에는 ‘앙숙’ 툰베리도 있었다.

툰베리는 트럼프 대통령 연설 뒤 열린 ‘기후 대재앙 방지’ 세션에 연사로 나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을 쏟아냈다. 툰베리는 세계 지도자들이 기후 변화 문제에 무심하다고 꼬집었다. “기후 변화가 얼마나 긴급한 당면 과제인지 세계는 아직도 알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 당신들의 무심함이 불난 집에 시시각각으로 부채질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나무 심기와 과학의 발전을 기다리는 것만으로는 대책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과학자가 해결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나무 1조 그루 심기’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다.

툰베리는 “젊은 세대가 바라는 것은 탄소 배출과 화석 연료에 대한 투자를 단계적으로 줄이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중단되는 것”이라며 세계 지도자들에게 즉각적 문제 해결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툰베리는 기후 변화 문제를 두고 사사건건 충돌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 변화 문제를 부인하고 있지만 툰베리는 지구 온난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개최된 ‘기후 행동 정상회의’에서 한 차례 마주했다. 당시 지나가는 트럼프 대통령을 툰베리가 분노에 찬 눈빛으로 쏘아보는 장면이 포착돼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툰베리는 트위터 등 SNS에 상대를 거론하며 비판하고 조롱했다.

‘기후 행동 정상회의’ 사건 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툰베리는 밝고 멋진 미래를 고대하는 매우 행복한 어린 소녀처럼 보였다”고 쓰자 툰베리는 트위터 자기 소개에 “밝고 멋진 미래를 고대하는 매우 행복한 어린 소녀”로 바꿨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올해의 인물’로 툰베리를 선정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아주 웃긴다. 그레타는 자신의 분노 조절 문제에 애써야 한다”고 막말을 퍼부었다. 이번에도 툰베리는 곧바로 자신의 트위터 자기소개를 “분노조절 문제에 신경쓰는 20대 청소년. 현재 진정하고 친구와 좋은 옛 영화를 보고 있음”이라고 바꿔 재치있게 응수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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