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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법 “김경수, 킹크랩 시연 봤다” 판단하고도 또 선고 미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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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선 때 역할 추가 심리 필요”

재판장, 우리법 출신 주심과 이견설

특검 측 “책임 안 지려 결정 미루나

대법까지 가면 임기 다 채울 수도”

중앙일보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1일 오전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전날 법원은 이날 열릴 예정이던 김 지사의 선고 공판을 취소하고 변론을 재개하기로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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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대선을 앞두고 ‘드루킹’ 김동원 씨와 포털 여론 조작을 공모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는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선거법 위반 관련 항소심 선고가 또 다시 미뤄졌다. 지난해 12월 24일에서 선고가 미뤄진뒤 두 번째다. 오는 3월 10일로 변론 재개돼 4월 총선 이전 선고는 어려워졌다. 재판부 내부에서 이상 기류가 감지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허익범 특검은 반발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차문호)는 21일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지사의 14차 공판에서 선고 대신 A4용지 7장 분량의 서류를 들고 변론 재개 이유를 설명했다. 특검과 변호인측에 8개의 추가 설명이 필요한 사안을 공지하고 다음 달까지 의견서를 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재판부는 잠정적이라는 단서는 달았지만 “2016년 11월 9일 김 지사가 드루킹으로부터 온라인 정보보고를 받고, 킹크랩 시연을 본 사실은 객관적 증거로 증명됐다”고 판단했다. 2016년 11월 9일 김 지사가 시연에 참여했다는 점은 주 심리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추후 심리에서는 김 지사를 드루킹의 공동정범으로 볼 수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가 추가로 설명을 요구한 8가지는 ▶김 지사와 김동원씨가 단순 지지자와 정치인 관계였는지, 선거에서 공통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긴밀한 관계였는지 여부 ▶김 지사가 민주당 경선과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위해 담당한 역할과 포털 등 온라인 여론형성 관련성 ▶피해를 본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의 이용자의 비난 정도 및 이용자수 변화 등이다.

재판부는 그동안의 항소심 공판의 쟁점이 ‘2016년 11월 9일 킹크랩 시연을 김 지사가 참관했는지’에 맞춰지는 바람에 이런 사안이 충실히 심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1·2심에서 줄곧 “킹크랩 시연을 본 적 없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김 지사와 드루킹의 공모관계에 대해 “김 지사가 킹크랩 운용을 최소한 묵시적으로 승인 내지 동의했고 뉴스 기사 주소를 전송하는 등의 행위로 댓글 순위 조작 범행에 직접 관여해 일부 분담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특검측은 “김 지사가 혐의를 부인하는 사실관계들이 모두 인정이 된 상황에서, 재판부가 김 지사에게만 형법상 교과서적인 법의 잣대로 엄격하게 해석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또 다른 특검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결정을 미루는 것은 민감한 사건에 책임을 지기 싫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러다간 대법원 판결이 내려질때면 김 지사의 임기는 거의 다 채우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4월 총선 전 선고가 어려워져 법원이 선거를 의식한다는 비판이나 판결 공정성 시비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변호인측은 킹크랩 시연에 대해 재판부가 잠정 결론을 내렸다는 언급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추가 소명을 통해 재판부에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재판부의 변론 재개 이유를 보면 김 지사가 아니었더라도 드루킹 일당이 댓글조작을 했을 것이라거나 댓글 조작 과정에서 김 지사가 큰 의미가 없다는 점을 입증하라는 것”이라며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조계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재판 진행이라고 평가한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합의가 안 되니 설득을 계속하다 결국 선고를 미루고, 합의부 구성원을 바꿔 합의를 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재판장인 차문호 부장판사와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주심 김민기 판사 간 이견설도 나온다. 차 부장판사와 최항석 부장판사는 2월 법원 정기 인사 대상이어서 재판부가 교체될 수 있다.

이수정·박태인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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