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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두려움에 짓눌린 '우한 폐렴' 발원지…마스크도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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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난시장, 알고보니 수십만 유동인구 몰리는 도심 기차역 옆

우한 공항·기차역 '방어선' 뒤늦게 강화…격리병동선 의료진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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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지 우한 화난시장
(우한=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21일 오후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시의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 입구에서 흰 방역복을 입은 중국 보건 당국 관계자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2020.1.21 cha@yna.co.kr (끝)



(우한=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다들 확산을 크게 걱정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는데 지난 주말을 지나면서 분위기가 무섭게 달라졌어요. 사람들이 웬만하면 집 밖에 나가지를 않아요."

'우한 폐렴'을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시작된 곳으로 지목된 우한(武漢)시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 근처에서 만난 슝(熊)씨는 환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우한 시내 분위기가 요 며칠 사이에 크게 심각해졌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2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중국 내륙 후베이성의 중심 도시 우한을 찾아갔다.

희뿌연 안개가 우한시 전역을 뒤덮은 가운데 거리, 지하철, 쇼핑몰 등 공공장소에서 눈에 띄는 사람 열에 아홉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신종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지키고자 저마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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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쓴 우한 시민들
(우한=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21일 오후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시 지하철에 탄 시민 대부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해 마스크를 쓰고 있다. 2020.1.21 cha@yna.co.kr (끝)



중국 정부가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나서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우한 시민들의 경계심은 급속히 고조된 모습이었다.

나쁜 소식은 이날도 이어진 가운데 도시는 눈에 띄게 한산했다. 저우셴왕(周先旺) 우한시장은 이날 오후 중국중앙(CC) TV와 인터뷰에서 전날 밤 12시까지 우한에서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 확진 환자 수가 258명으로 늘어났고, 여섯 번째 사망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전했다.

우한의 대표적인 쇼핑몰인 완다(萬達)광장에는 손님이 제법 많을 점심시간에도 오가는 이들이 적었다

손님이 단 한 명도 들지 않아 마스크를 쓴 직원들만 덩그러니 서 있는 가게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레고 가게의 점원은 "춘제를 앞두고 아이들 선물을 사러 오는 손님들이 적지 않을 때지만 여기 쇼핑몰을 찾아오는 사람이 확 줄었다"고 말했다.

완다광장 꼭대기 층에 있는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 매표소 앞에서는 영화 관람을 하러 온 사람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사람들이 극장처럼 사람이 많고 밀폐된 공간에 가는 것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이다.

우한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극심하게 두려워하는 곳은 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에게 퍼지기 시작한 곳으로 지목된 화난시장 일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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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된 우한 화난시장
(우한=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21일 오후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시의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 앞에 경찰 통제선이 쳐져 있는 가운데 한 상인이 당국의 허가를 받아 자신의 가게에 잠시 들어가 놓고 나온 물건을 챙기고 있다. 2020.1.21 cha@yna.co.kr (끝)



현재 이곳은 공안에 의해 철저히 진입이 차단된 채 흰 방역복을 입은 전문가들에 의한 조사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었다.

화난시장은 수산물 도매 시장이지만 음성적으로 각종 식용 야생 동물을 팔던 곳이다. '우한 폐렴'의 초기 환자 대부분은 이곳 상인들이었다.

중국의 호흡기 질병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는 전날 중국중앙(CC)TV와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이 시장 내 야생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지난 1일부터 폐쇄된 화난시장을 둘러싼 통제선에 가까이 다가섰다. 그러자 닭장 같은 동물 사육장에서 나는 냄새가 아직도 코를 찔렀다.

인적이 거의 사라진 시장에서는 갑작스러운 시장 폐쇄로 빠져나온 몇몇 상인들은 방역 요원들의 도움을 받아 자기 가게로 들어가 필요한 물건을 챙겨 나오는 모습도 목격됐다.

눈에 띄는 것은 화난시장이 외딴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도심 한복판에 있다는 점이었다. 주변에 대단지 아파트와 학교, 경찰서 등 관공서가 바로 이어져 있었다.

또 불과 500m 거리에는 하루 수십만 인파가 오가는 우한의 주요 기차역인 한커우(漢口)역이 자리 잡고 있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중국에서는 초기 대처가 늦어진 가운데 화난시장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우한을 벗어나 중국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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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난시장 인근의 한커우역
(우한=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시의 주요 기차역인 한커우(漢口)역. 이곳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에서 약 500m 거리에 있다. 2020.1.21 cha@yna.co.kr (끝)



'우한 폐렴'이 큰 인명 피해를 남긴 '제2의 사스'처럼 비화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퍼지면서 우한 시내에서 마스크 구하기도 어려워졌다.

우한 시내의 대형 슈퍼마켓과 약국 등지에서는 의료용급인 N95 마스크 등은 이미 모조리 동이 나서 구하기가 어려웠다. 시중에 그나마 남은 것은 단순한 방한용 마스크 뿐이다.

기자가 우한의 한 약국에 들어가자 혼자 매장을 지키고 있던 직원은 뭘 물어볼지 안다는 듯이 심드렁한 말투로 "마스크는 다 팔려서 없어요"라고 먼저 말하기도 했다.

'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으로 급속도로 확산하는 가운데 마스크 품귀 현상은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중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의료용급 마스크 품귀 현상 속에서 가격은 배 이상으로 폭등했고 관련 회사 주식은 '우한 폐렴 테마주'로 주목받으면서 폭등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전날 전력을 다해 '우한 폐렴' 확산을 막으라고 긴급 지시를 내린 가운데 우한 현지에서는 뒤늦게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한 '방어선'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우한 공항에서는 고열 환자를 식별하기 위한 감시 시스템이 대거 보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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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공항 입구에 설치된 열 감지 카메라
(우한=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2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공항 출입구에서 보건 당국 관계자가 열 감지 카메라를 이용해 들어오는 이들의 체온을 살피고 있다. 2020.1.21 cha@yna.co.kr (끝)



공항의 여러 입구마다 고열 환자를 식별할 수 있는 적외선 카메라가 새로 설치돼 1차 식별을 하고, 비행기를 타기 전 단계에서 다시 정밀 체온 검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 같은 조치는 우한 시내의 주요 기차역, 버스·여객선 터미널에서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우한 폐렴' 환자들이 격리된 병원에서는 현지 의료진들이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우한 내 확진 환자들이 가장 많이 격리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진인탄(金銀潭) 병원에서는 흰 방호복을 뒤집어 쓴 의료진이 분주고 움직이는 모습이 먼 발치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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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환자들 격리 수용된 진인탄 병원
(우한=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우한 폐렴' 환자들이 격리 수용되어 있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시의 진인탄 병원 입원 병동. 2020.1.21 cha@yna.co.kr (끝)



격리 치료 공간으로 지정된 입원 병동 앞은 공안과 보안 요원들이 지키며 철저히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하고 있었다.

환자의 가족들은 하루 중 오후 한 시간가량만 제한적으로 환자들을 면회하고 필요한 생활용품 등을 건넬 수 있다고 신경보(新京報)는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전쟁의 최전선 격인 우한시의 의료진은 환자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큰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의료진 가운데 15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중에서 1명은 위중한 상태다.

한편, 유학생과 자영업자 등 800∼1천여명으로 추산되는 우한의 한국 교민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질병의 확산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이광호 우한주재 한국총영사관 부총영사는 "현재 우리 교민들 사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증세를 보인 이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교민들께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실 것을 부탁드리는 한편 교민들의 단체 SNS 대화방을 통해 관련 상황을 최대한 신속히 전파해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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