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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킹크랩 시연 봤다" 결론 내고도 또 선고 미룬 재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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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김동원씨 일당에게 포털사이트 댓글조작을 지시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14차 공판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며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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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차문호)가 21일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선고를 미루고 지난해 11월로 종결했던 변론을 재개했다. 지난해 12월 한 차례 선고를 미룬 뒤 이날로 예정된 두 번째 선고기일도 미룬 것이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A4용지 7장 분량으로 변론 재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검과 변호인측에 8개의 추가 설명이 필요한 사안을 공지하고 다음 달까지 의견서를 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지사에 대한 추가 변론 기일은 3월 10일로 잡았다.



“킹크랩 시연 김경수 봤다” 잠정 결론



재판부는 잠정적이라는 단서는 달았지만 “2016년 11월 9일 김 지사가 드루킹으로부터 온라인 정보보고를 받고, 킹크랩 시연을 본 사실은 객관적 증거로 증명됐다”고 판단했다. 앞으로 열릴 심리에서 2016년 11월 9일 김 지사가 시연에 참여했다는 점은 더 이상 주된 심리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추후 심리에서 김 지사를 드루킹의 공동정범이라고 볼 수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검과 변호인측에 8가지 사안의 설명을 요구했다. 재판부가 요청한 사안은 주로 김 지사가 드루킹과 어떤 관계였는지, 김 지사는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댓글조작으로 업무가 방해됐다고 지목된 포털은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를 봤는지에 관한 내용이다.

재판부는 13차례나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이런 사안이 충실히 심리되지 않은 이유도 밝혔다. 김 지사가 1ㆍ2심에서 ”킹크랩 시연을 본 적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재판의 쟁점이 ‘2016년 11월 9일 킹크랩 시연에 김 지사가 있었는가’에만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브리핑 이후 김 지사의 태도나 대선 과정에서의 역할에 대해 신경 써서 입증해달라“고 양측에 요청했다.



“‘킹크랩 봤다’ 인정에도 선고 미뤄”…특검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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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댓글조작 의혹 수사를 맡은 허익범 특별검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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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측은 “김 지사가 혐의를 부인하는 사실관계들이 모두 인정이 된 상황에서, 재판부가 김 지사에게만 형법상 교과서적인 법의 잣대로 엄격하게 해석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또 다른 특검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결정을 미루는 것은 민감한 사건에 책임을 지기 싫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4월 총선 전 선고가 어려워져 법원이 선거를 의식한다는 비판이나 판결 공정성 시비에 대한 우려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변호인측은 그동안 주장해온 킹크랩 시연에 대해 재판부가 잠정적 결론을 내자 “추가 소명을 통해 재판부에 설명할 것”이라며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재판부가 제시한 변론 재개 이유를 두고 ”변호인측의 추가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김 지사가 아니었더라도 드루킹 일당이 댓글조작을 했다거나 댓글조작에서 김 지사가 큰 의미가 없다는 점을 입증하라는 건데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1심은 판결문에서 김 지사와 드루킹의 공모관계에 대해 “김 지사가 킹크랩 운용을 최소한 묵시적으로 승인 내지 동의했고 뉴스 기사 주소를 전송하는 등의 행위로 댓글 순위 조작 범행에 직접 관여해 일부 분담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두 차례 선고 기일 미루고 다시 변론 “이례적”



법조계에서는 이날 변론 재계가 상당히 이례적인 재판 진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합의가 안 되면 설득을 계속하다 결국 선고를 미루고, 합의부 구성원을 바꿔 합의에 이르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다음 공판일은 법원 정기인사 이후여서 현재 재판부 구성원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

반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될 우려 때문에 법원이 신중을 기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고법에서 공동정범에 관한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따져 판결에 쟁점으로 담지 않으면 대법원에서 깨질 수도 있다는 고려가 담긴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검에 참여했던 한 변호사는 “지금 일정대로면 대법원 판결까지 기다리면 김 지사의 임기는 거의 다 채우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수정ㆍ박태인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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