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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웃는 남자' 이석훈 "이런 사람인 줄 몰랐다는 칭찬 통쾌해" [엑's 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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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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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감미로운 목소리를 자랑하는 ‘발라더’ 이석훈이 확 달라졌다. 지울 수 없는 웃는 얼굴을 가진 채 유랑극단에서 광대 노릇을 하는 관능적인 남자로 변신했다. 뮤지컬 ‘웃는 남자’에서 주인공 그윈플렌 역을 맡아 무대를 꽉 채운다. 배우들 내에서 ‘연습벌레’로 통할 만큼 각오가 남다르다.

“첫 공연을 올렸는데 되게 재밌었어요. 사실 무대 공포증이 있어요. 아직 제 노래 5분 할 때도 떠는 편이거든요. 제 노래도 가사를 보지 않으면 잊어버리는 편이어서 압박이나 트라우마 같은 게 있어요. 뮤지컬은 대사량과 넘버가 굉장히 많은데 이번 ‘웃는 남자’는 전혀 떨림 없이 했어요. 저도 신기해요. 연습량만큼은 뒤지지 말자 했어요. 계속 머릿속에 돌아야 해요. ‘웃는 남자’에 빠져있어야 자연스럽게 입 밖으로 나갈 수 있거든요. 하루를 쉬게 되면 다시 0이 되는 기분이어서 머릿속으로 항상 런스루를 하고 있어요.”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 중인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는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한 마음을 지닌 그윈플렌의 여정을 따라 정의와 인간성이 무너진 세태 비판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를 조명하는 작품이다.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스스로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으로 꼽은 소설 '웃는 남자 L’ Homme qui rit'(1869)가 원작이다. 2018년 성황리에 초연을 올렸다.

“초연은 못 보고 유튜브에서 프레스콜만 봤어요. 초연에 출연한 박강현 배우는 굉장히 좋아하는 동생이에요. 제 입봉작(킹키부츠)을 강현이와 같이 했어요. 동생이고 팬이에요. 이 작품을 하기 전부터 기회가 온다면 하고 싶어서 연습을 늘 하고 있었어요. 매니저도 알 정도예요. (웃음)기회가 온다면 정말 잘하리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너무 빨리 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꿈같이 행복했고 소리를 질렀죠. 부담감보다는 설렘이 컸고 익숙해져있는 그윈플렌을 어떻게 관객에게 스며들게 할까 고민하고 연구도 하고 조언을 많이 구했어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 부담은 많이 없었어요.”

입이 찢어진 어린 그윈플렌은 매서운 눈보라를 헤매다 아기를 발견하고 데아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떠돌이 약장수 우르수스를 아버지 삼아 사는 두 사람은 어른이 돼서도 서로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하지만 조시아나 여공작의 유혹을 받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겠다며 마음이 흔들린다. 그러나 결국 원래의 자리로 돌아온다.

“한 작품 안에 주인공의 희로애락, 기승전결이 담겨있고 여정을 따라가는 것에 매력을 느꼈어요.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했다고 해서 ‘이래서 넘버가 좋은 거야? 버릴 넘버가 없네’라는 생각이 들었죠. 잘 안 되면 속상하고 화내고 타고난 재능이 왜 이거밖에 안 될까 생각하는데, 이번 작품은 연습할 때 안 즐거웠던 적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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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훈은 2018년 뮤지컬 ‘킹키부츠’에서 찰리 역으로 뮤지컬에 발을 들였다. 이후 ‘광화문 연가’의 월화 역에 이어 이번 ‘웃는 남자’까지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 평소 출연을 바라던 ‘웃는 남자’에 캐스팅돼 자신도 놀랐다고 한다.

“‘웃는 남자’ 측에서 연락이 와서 ‘나? 왜?’ 이랬어요. 회사 대표님이 어떤 뮤지컬을 하고 싶냐고 해서 ‘웃는 남자’라고 말하면서도 지금은 안 오겠지 했죠. ‘킹키부츠'에서도 평범한 찰리였고 ‘광화문 연기’도 코믹해서 ‘웃는 남자’에 왜 나를 캐스팅했는지 나조차도 ‘왜?’라는 반응이었어요. EMK 대표님도 반신반의하셨을 거예요. 첫 공연이 끝나고 말씀하기로는 석훈씨도 다양한 캐릭터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그분들이 보기에는 뭐가 있나 봐요." (웃음)

SG 워너비 멤버로 ‘부드럽고 선한 발라더’의 이미지를 지닌 이석훈은 ‘웃는 남자’를 통해 성공적으로 변신했다. 그윈플렌의 소용돌이 같은 여정을 함께하며 3시간여 동안 에너지를 발산한다. 관객이 무대에 오른 자신을 이석훈이 아닌 그윈플렌으로 바라봐줘 행복하단다.

“귀여움, 재밌는, 진지한, 화내는 면이 있어요. 이 모든 면을 잘 보이고 들리게 해줘야 넘버 ‘웃는남자’를 부를 때 쌓인 게 팍 터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과정에 집중하고 있어요. 왜 경들에게 ‘그 눈을 떠’를 외치고 클랜찰리 공작이 가장 마지막에 왜 미쳐서 ‘웃는 남자’를 부르는지의 과정에 대해 완벽한 상황을 만들려고 했죠.

'이석훈 씨가 이런 사람인지 몰랐다'라는 얘기를 들어서 너무 통쾌하고 기분이 좋았어요. 이석훈을 본 게 아니라 그윈플렌을 본 거니까요. ‘웃는 남자’ 넘버의 경우 여러분이 아는 가수 이석훈이 안 들어갔다고 생각하거든요. 관객의 뒤통수를 때리겠다는 마음으로 했기 때문에 ‘와 장난 아니다’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잘했나보다 싶어 기분이 좋아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윤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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