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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HL036 임상 3상 성공적`이라던 한올바이오파마 "1차지표 미충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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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올바이오파마가 대웅제약과 함께 개발하고 있는 안구건조증 치료 신약 후보물질 HL036에 대한 임상 3상의 톱라인 결과가 1차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고백했다. 닷새 전인 지난 16일 HL036의 임상 3상 톱라인 결과가 "성공적"이라고 밝힌 뒤 말을 바꾼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이날 오전 11시께부터 한올바이오파마와 대웅제약은 동반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날 한올바이오파마는 전일 대비 8650원(25.59%) 하락한 2만6260원에, 대웅제약은 1만2000원(8.82%) 내린 12만4000원에 각각 마감됐다.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는 이날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HL036에 대한 임상 3상의 1차 평가변수에서 유의성 있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한올바이오파마가 HL036의 임상 3상이 실패했다는 걸 알고도 지난 16일 "성공적"이라는 문구가 포함된 보도자료를 배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 16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HL036 0.25% 점안액은 각막 전체에서 나타나는 효과를 종합 반영하는 객관적 지표인 Total Corneal Staining Score(TCSS)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성 있는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HL036의 임상 3상 설계에서 안구 하부에 나타나는 약물의 효과를 평가하는 지표인 Inferior Corneal Staining Score(ICSS)가 1차 평가지표였다는 점도 지난 16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는 밝히지 않았다. 오히려 "임상 2상 시험에서 유의성이 입증된 ICSS에 비해 (TCSS가) 안구 전체에 대한 효과를 확인한다는 점에서 임상적으로 더 의미 있는 지표로 인정된다"며 임상 결과에 대한 혼동을 부추겼다.

피험자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평가가 이뤄지는 주관적 지표와 관련해서도 지난 16일 보도자료에서는 "Ocular Discomfort Score(ODS)에서 HL036 0.25% 점안액은 투약을 시작한지 2주와 4주에 위약군 대비 뚜렷하게 개산되는 결과가 확인됐다"고 밝힌 뒤 이날에서야 마지막 조사인 8주에서는 위약군과 실험군 사이에서 통계적 유의성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HL036의 임상 3상 톱라인 결과 중 긍정적인 부분만 보도자료로 배포된 지난 16일 한올바이오파마의 주가는 장 초반 3만8800원(이하 직전 거래일 대비 7.78%↑)까지 치솟았다가 3만3850원(5.97%↓)로 마감됐다. 대웅제약 역시 같은날 장중 14만2000원(1.79%↑)까지 오른 뒤 13만7500원(1.43%↓)로 거래를 마쳤다. 뒤늦게라도 HL036의 임상 3상 디자인을 확인한 주주들이 급하게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보인다.

HL036의 임상 3상 톱라인 결과는 이날 한올바이오파마의 주가를 25% 넘게 끌어내린 악재다. 한올바이오파마는 관련 공시조차 하지 않았지만, 공시와 관련된 금융당국의 제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코스닥에 상장된 바이오기업은 임상 결과 관련 사항을 공시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코스피 상장사에 적용되는 공시 규정에는 임상 결과와 관련된 내용이 없다고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편 한올바이오파마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1차 평가지표를 바꿔 HL036에 대한 추가 임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박승국 대표는 "최종 임상3상 결과를 정리한 리포트가 나오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임상시료를 만드는 데도 준비과정이 필요하다"며 "이르면 내년 1분기에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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