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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암살 美킹목사 추모일에 '총기소유 허용요구'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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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백인우월주의자 총에 암살당한 '마틴 루터킹의 날'…흑인인권행진과 총기소지자유집회 동시에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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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마틴 루터킹 기념관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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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우월주의자의 총에 암살당한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을 기리는 공휴일인 20일(현지시간). 미국 한편에선 인권과 평화를, 다른 한편에선 총기소지 자유를 외치는 서로 다른 집회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둔 후보들은 지지자 결집을 위해 각 집회에 참여해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흑인유권자 잡아라"…오랜만에 어깨 맞댄 민주당 대선주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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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를 맞대로 행진하는 민주당 대선주자들. 왼쪽부터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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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마틴 루터킹 데이'를 맞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에서는 수천명이 모여 흑인 인권을 위해 거리를 행진했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더발 패트릭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 경선 주자들은 이 자리에서 어깨를 맞댄 채 팔짱을 끼고 행진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들어 충돌을 거듭하던 샌더스, 워런, 바이든이 오랜만에 보기 드문 화합의 순간을 보여줬다"면서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결할 후보를 결정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모두가 단결했다"고 설명했다.

집회가 끝난 뒤 아이오와 주 디모인에서 열린 흑인 유권자 정책 이슈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후보들은 급히 비행기를 탔다.

민주당 대선 후보들은 흑인 유권자를 결집하기 위해 막판 스퍼트를 내는 중이다. 미 대선 경선 풍향계로 평가되는 아이오와 경선이 2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흑인 유권자는 민주당 예비경선 유권자 중 20%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이날 행진이 열린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흑인 유권자의 비중은 3분의 2에 달한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미국의 인종적 분열을 초래했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주의에 산소를 공급했다"고 했고 워런 의원은 "미국은 트럼프의 암흑기를 빠르게 지나갈 준비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만여명 총기소지 옹호 집회…트럼프 '시위 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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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주의회 의사당 앞에서 총기 옹호론자 2만여명이 총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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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소지 자유를 보장하라! 수정헌법 2조를 수호하자!"

이날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 위치한 버지니아 주의회 의사당 앞에는 총기옹호론자 2만 여명이 총기를 든 채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각종 총기로 무장한 채 총기 규제에 반대하는 피켓 등을 들며 총기소지자유를 외쳤다. 시위 참가자 대부분은 백인 남성이었다.

버지니아는 전통적인 공화당 우세 지역으로 그간 총기 소지에 관대한 편이었으나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후 총기 규제 도입에 나섰다. 총기 구매 이력자 확인과 위험인물이 총기를 소지하지 못하게 하는 '붉은깃발법(red-flag law)'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지난 16일 버지니아 주의회 상원은 10발 이상 들어가는 탄창 판매를 막고 한달에 1개 이상 총기 구매를 금지하며, 지역 정부가 공공건물이나 다른 장소에서 무기 소지를 못하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시위대는 버지니아주가 추진하는 새 총기 규제 법안 추진에 반대했다. 미국인에게 총기가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헌법상 기본권으로 인식되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18세기 미국 헌법과 수정헌법 2조엔 '잘 규율된 민병대는 자유로운 주의 안보에 필수적이므로, 무기를 소장하고 휴대하는 인민의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고 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위를 옹호하며 '총기 소지'를 오는 11월 대선 쟁점화하기 위해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버지니아의 민주당은 여러분의 수정헌법 2조 권리를 빼앗으려 애쓰고 있다"며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런 일이 일어나게 둬서는 안된다. 2020년에 공화당에 투표하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우리의 위대한 수정헌법 2조가 보호받지 못하는 상태가 되도록 절대, 조금이라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며 총기 옹호론자의 표심잡기에 돌입했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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