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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7 맥스 사태로 체면 구긴 보잉, 12조원 빚내가며 재도약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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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항공기 제조사 보잉이 야심작에서 골칫덩이로 전락한 ‘737 맥스8’ 추락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100억달러(약 12조원)가 넘는 빚을 내려 한다고 20일(현지 시각) CNBC가 전했다.

737맥스 항공기는 보잉이 1960년대 개발한 ‘737 오리지널’의 4세대 개량 모델로, 2018년 중반까지만 해도 보잉의 매출을 쌍끌이한 ‘효자’ 기종이었다. 하지만 잇단 추락사고로 ‘죽음의 비행기'라는 오명을 얻었다.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의 737맥스 기종 여객기가 추락한 데 이어 작년 3월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가 추락하면서 탑승자 346명 전원이 사망했다. 이후 한국을 포함한 세계 40여개국은 737맥스 기종 운항을 정지했다.

CNBC가 인용한 관계자에 따르면 보잉은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웰스파고, JP모간 같은 대형 금융사로부터 이미 최소 60억달러(약 7조원)를 확보한 상태이며, 추가 자금 확보를 위해 다른 은행들과 협의 중이다.

보잉이 논의 중인 차입 계약은 2년 만기 지연 인출(delayed-draw) 방식으로, 회사가 필요할 경우에 한해 차입 잔고를 추후에 활용할 수 있다. 당장 기업 신용 등급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아 매력적인 방법이다.

조선일보

미국 워싱턴주 렌튼의 보잉 737맥스 계류장에서 보잉 직원이 기체를 점검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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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은 지난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2019년 3월 에티오피아에서 잇따라 발생한 737 맥스8 추락 사고로 믿을 수 있는 항공기 제조사라는 타이틀에 흠집이 남과 동시에 만만치 않은 현금 손실을 입었다.

금융 전문가 대부분은 보잉이 당장 유동성(자금) 위기를 겪지는 않을 것이라고 추정했지만, 이번 신규 차입 규모는 전문가 예상을 2배 가까이 웃도는 수준이다. 이달 초 글로벌 투자회사 제프리스는 보잉이 올 1분기 안에 50억달러 규모로 채권을 발행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보잉은 전 세계에 걸쳐 737 맥스8 기종 운항 금지 사태가 벌어지면서 지난해 항공기 인도 물량이 12년 만에 최저치인 380대에 그쳤다. 경쟁사 에어버스가 인도한 항공기 863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다. 자연스럽게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사 자리 역시 2011년 이후 8년 만에 유럽 에어버스에 내줬다.

상황이 이럴진데 보잉은 미 연방항공청(FAA)과 추락 사고를 일으킨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공식 조사를 여태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오작동 이외에 항공기 설계 측면에서도 사고 원인이 될 만한 결함이 포착됐다는 소식까지 나온 터라 운항 금지 시기는 더 길어질 전망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런 점을 반영해 지난주 "보잉이 당장 737맥스 승인을 받더라도 신뢰 회복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 운영·재무적 위험이 고조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보잉의 신용등급을 강등 검토한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유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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