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트럼프 탄핵심판 D-1…탄핵 가능성 및 대선 영향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워싱턴=CBS노컷뉴스 장규석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 상원의 탄핵심판이 21일(현지시간) 본격 시작된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3번째로 의회의 탄핵심판을 받는 대통령이라는 반갑지 않은 기록을 남기게 됐다.

과연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을 당하게 될까. 또 이번 탄핵심판은 다가오는 미국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온 미국의 관심이 탄핵심판에 쏠릴 예정이다.

◇ 내일부터 트럼프 탄핵심판 본격 돌입

노컷뉴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미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표결로 통과시킨 뒤 탄핵심판에서 검사 역할을 하게 되는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7명을 탄핵소추 위원으로 뽑아 상원으로 보냈다.

소추위원들이 지난 16일 미 상원에 탄핵소추안을 직접 가져와 전달한 뒤, 이를 낭독했고, 재판장을 맡은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배심원인 상원의원들이 선서를 마쳐, 이미 탄핵심리 절차는 개시된 상태다.

21일에는 낮 12시 30분에 회의가 소집돼 공화당의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 의원이 간단한 연설을 하고, 오후 1시부터 본격 심리가 시작될 예정이다.

하원에서 온 소추위원들이 검사 역할을 맡아 먼저 이틀동안 탄핵 이유를 설명하면,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이 같은 시간만큼 반론을 펼치게 된다.

100명의 상원의원들은 배심원 자격으로 휴대폰까지 반납한 채 통상 저녁시간까지 이어지는 변론을 모두 지켜봐야 하고, 질문도 서면으로만 제출할 수 있다. 제출된 질문은 나중에 재판장이 취합해 낭독하고, 소추위원과 변호인단들이 각각의 질문에 답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양측의 변론이 끝나면 상원의원들은 추가 증인을 소환할지, 탄핵표결에 들어갈지를 정하게 되는데 여기서 공화당과 민주당의 입장이 엇갈린다.

공화당 쪽에서는 최대한 신속하게 탄핵 표결로 가자는 쪽이고, 민주당은 백악관 등의 방해로 하원 청문회 과정에서 핵심증인을 소환하지 못했다며 추가 증인 출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민주당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보좌관인 로버트 블레어, 마이클 더피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가안보 프로그램 담당 부국장,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4명에 대한 증인 채택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탄핵 논의를 촉발시킨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탄핵 구성요건인 '중범죄 또는 비행'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앞세워, 탄핵심리의 신속한 종결을 추진 중이다.

◇ 탄핵 가능성은 희박

노컷뉴스

탄핵 심판 선서하는 미 상원의원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단 상황은 탄핵이 인용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상원에서 탄핵이 가결되려면 재적의원의 3분의 2, 즉 67표 이상이 필요한데 상원 의석수는 공화당이 53석으로 과반수를 넘기 때문이다. 공화당에서 20표의 이탈표가 나와야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가운데 탄핵 찬성 의견을 밝힌 이는 한명도 없고, 벌써 38명이 탄핵 반대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이들 38명만 자신의 입장을 끝까지 유지해도 탄핵심판은 기각으로 결론이 나게 된다.

공화당이 탄핵심판 신속 종결을 밀어붙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반대로 민주당은 탄핵심판을 이용해 최대한 트럼프 대통령을 흔들어야 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행위에 대한 증언을 이끌어 낼 핵심 증인 소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내막을 자세히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존 볼턴 전 보좌관이 "상원이 소환장을 발부하면 증언할 준비가 돼 있다"고 증언 의사를 내비치면서 그의 증인 소환과 폭탄 선언 여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대선에 미칠 영향은? 민주당 경선 후보들에도 변수

노컷뉴스

미국 민주당 경선 후보 TV토론. (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탄핵심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점을 가정할 때 이것이 11월 미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일단 미 언론들의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 탄핵에 대한 여론은 공화당원이냐 민주당원이냐에 따라 거의 반반으로 갈린 것으로 나온다. 선호 정당이 없는 무당파의 여론이 중요한데 이마저도 거의 50대 50으로 나눠진 상황.

이미 상당수 유권자들이 입장을 정한 분위기에서 탄핵심판 자체가 여론 지형도를 바꿀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히려 난감하게 된 쪽은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들 가운데 현직 상원의원들이다. 현재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4명이 출사표를 던진 상황인데, 상원에서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주6일 동안 핸드폰도 반납한 채 배심원으로 참석해야 해서 꼼짝없이 발이 묶이게 생겼다.

민주당 대선 경선의 첫 풍향계인 아이오와 코커스 경선이 다음달 3일인데 이때까지도 탄핵심판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은 5주가 걸렸다. 이보다 짧은 3주만 진행한다고 해도 아이오와 경선은 물 건너가는 셈이다.

특히 선두그룹에 속한 버니 샌더스 의원이나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이 직접 유세 기회를 잃으면서 초반 바람을 일으키기가 힘들게 됐다는 관측이다.

이에 더해 민주당의 증인 소환 요구에 공화당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인 헌터 바이든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맞서,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 가운데 지지율 1위인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불똥이 튈 가능성도 제기된다.

탄핵심판이 트럼프 대통령 뿐 아니라 민주당 대선 주자들에게도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 탄핵심판날 트럼프는 스위스에..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심판이 본격 진행되는 21일에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 참석, 탄핵심판 자체는 멀리서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다보스포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미국 경제의 호황,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성사 등 경제 부문에서의 성과를 앞세우고, 유럽연합과의 자동차 관세 문제 등을 언급하며 능력 있는 협상의 달인으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강조, 탄핵심판으로 쏠린 여론을 환기시키는 전략에 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함께 백악관은 20일 탄핵심판에 대한 대통령 메모를 공개하고 "탄핵심판에서 제기된 혐의는 헌법과 민주체제에 대한 모욕"이라면서 "혐의 자체도 하원 민주당의 뻔뻔한 정치행위에 지나지 않아 기각돼야 한다"고 트럼프 방어전에 나섰다.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