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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조계종에 육포… 한국당 또 황당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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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참모진 뒤늦게 사과, 당대표 비서실장 "내 책임" 사표

조국 지지자 영입 등 최근 잇단 실책, 당내 "이러면 총선 위태"

자유한국당이 황교안 대표 명의로 조계종에 육포(肉脯)를 명절 선물로 보냈다가 회수한 사실이 20일 알려졌다. 황 대표와 한국당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거듭 사과했지만 인터넷과 SNS에선 "무례하고 황당한 일"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당내에서도 "당의 이미지 개선 노력이 실수 한 방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명연 당대표 비서실장은 "책임을 지겠다"며 사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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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에서 최근 크고 작은 실수가 잇따르면서 황교안 대표가 고심에 빠졌다. 사진은 황 대표가 작년 11월 당 회의에서 이마를 만지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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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과 불교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조계종 총무원·중앙총회 의장 등 앞으로 육포가 배송됐다. 황 대표 명의로 보낸 설 선물이었다. 한국당은 선물이 배송된 당일 실무자를 보내 육포를 회수하고 조계종 측에 사과했다. 한국당 당대표 비서실은 20일 입장문을 내고 "불교계 지도자분들께 드리는 선물은 한과로 별도 결정했다"며 "비서실과 선물 배송 업체 측 간 소통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기본 선물이 육포로 정해진 가운데, 조계종 등 일부 몇 곳만 예외적으로 한과를 보내며 일어난 소통 실수"라고 했다. 배송 업체에 '육포 예외 리스트'를 전달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조계종이 실수로 빠졌다는 것이다. 불교계에선 "육식을 금하는 곳에 육포를 보낸 건 비상식적인 일"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명연 비서실장은 본지 통화에서 "이번 사태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다"며 "책임은 내게 물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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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은 페이스북에 "특정 종교에 대한 홀대"라며 "배송 탓으로 어물쩍 넘기려는 발상이 더 큰 문제"라고 했다. 민주당 의원은 황 대표 사진에 육포 그림을 합성한 패러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황 대표가 불교를 홀대하고 있다는 '프레임' 만들기에 이번 일을 활용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한국당은 이번 일이 불교계와의 불화로 비화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황 대표는 지난해 5월 부처님오신날 행사 때도 홀로 불교식 예법인 '합장'을 하지 않아 논란을 빚었다. 당시 조계종이 유감을 표하자 황 대표는 "제가 미숙하고 잘 몰라서 다른 종교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사과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계종에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경위를 파악해 보겠다"고 했다. 한국당은 이날도 김 실장을 조계종으로 보내 재차 사과했다.

당내에선 "총선을 앞둔 가운데 크고 작은 실수가 너무 잦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은 최근 트위터나 유튜브 등에 "조국 장관님 고생하셨습니다" "부패한 검찰로 나라가 썩어간다" 등의 글을 올린 유튜버 나다은씨를 공약개발단 위원으로 위촉했다 비판이 나오면서 사흘 만에 해촉했다. 새로운보수당 창당 때는 참석자도, 화환도 보내지 않아 논란을 빚었다. 청와대는 강기정 정무수석과 김광진 정무비서관을 '축하 사절'로 보냈고 민주당은 이해찬 대표 명의 화환을 보냈지만 과거 새보수당 인사들과 '한솥밥'을 먹은 한국당만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은 것이다. 당시 한국당은 "실무진 착오"라고 해명하며 창당대회 다음 날 난(蘭)을 새보수당 측에 보냈다.

연이은 '실수'에 대해 한국당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과 분당(分黨) 사태, 비대위 체제를 거치며 실무자들 사이에 패배주의가 확산하고 '프로 의식'이 줄어들며 생긴 일로 본다"고 했다. 한 중진 의원은 "당의 비호감도가 높아진 상황이라 과거 같았으면 '해프닝'으로 치부될 일도 큰 논란을 빚기 때문에 당 지도부와 당직자들이 매사 철저하게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했다.

[윤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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